이찬진 금감원장 "과도한 마케팅·이벤트 자제하도록 지도해달라"
16일 달러보험 판매 보험사 임원, 19일 시중은행 수석 부행장 소집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보며 고공행진하자 금융당국이 외화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과 보험사 경영진을 잇따라 소집하고 있다. 달러 상품 판매 증가를 환율 상승 요인 중 하나로 보고 관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당분간 정부 기조에 맞춰 관련 상품의 마케팅 등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달러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주요 보험사 담당 고위 임원을 소집해 달러 보험 판매 현황을 점검했다.
이는 이찬진 금감원장의 당부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13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외화 예금·보험 등이 증가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소비자 손실 위험도 커지는 만큼,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과도한 마케팅 및 이벤트를 자제하도록 지도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료와 보험금을 달러로 주고받는 달러 보험 판매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외화 보험을 판매하는 4개 생명보험사(AIA·메트라이프·신한라이프·KB라이프)의 달러 보험 신계약건수는 지난해 말 11만7398건으로 전년 말(4만598건) 대비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초회보험료도 전년 말 1조5495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3707억원으로 53%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환율이 계속 오르다보니 환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달러 보험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자녀 유학 등 실수요로 가입한 소비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달러 보험 관련 소비자경보를 내리고, 금융소비자들에게 유의사항 등을 안내한 상태다. 또, 보험사 임원들을 소집해 판매 과정에서 환 변동성 위험이 충분히 고지됐는지, 고객 적합성·적정성 원칙이 지켜졌는지 등도 점검했다.
금감원은 달러보험 판매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자체 점검을 통해 외화 보험 상품 등 불완전판매와 관련 내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당국에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자체 검검 결과를 토대로 필요 시 검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날 시중은행 수석 부행장들을 불러 모아 달러 예금 상품과 관련해 '마케팅 자제 방침' 역시 전달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5대(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27억3000만달러로, 전년 말보다 91700만달러 늘었다. 이는 2021년 말 이후 4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환전 이벤트 마케팅 등을 자제하고 있다"며 "당국의 기조가 뚜렷한 만큼 당분간은 상품 판매와 마케팅 등이 더욱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