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속도 vs 인프라 속도…엇갈린 타이밍
해외주식 거래 구조가 만든 복합 리스크
전문가 “전산 투자, 효율적 배분이 핵심”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출범 5주년을 맞은 토스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해외주식 거래를 중심으로 한 전산 장애가 반복되면서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 개선 속도와 달리 거래 인프라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인데, 전문가들은 토스증권이 이미 성장 국면에 들어선 만큼, 이제는 거래 안정성과 신뢰가 실적만큼 검증돼야 할 단계라고 지적하고 있다.
잇단 해외주식 전산장애...연초부터 재발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에서는 2026년 들어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아 두 차례의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오후 11시 30분 경 미국 증시 개장 직후 토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약 35분간 주식 주문 접수와 체결이 이뤄지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 당시 토스증권 측은 "해외주식 브로커 장애로 인한 일시적 지연"이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여 뒤인 14일 미국 증시 정규장 개장 이후 MTS 홈 화면에서 종목 정보와 잔고가 조회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해당 장애는 약 17분간 지속됐다.
해외주식 전산장애는 지난해에도 반복됐다. 2025년 3월 19일 해외 종목 정보 조회 오류가 발생했고, 5월 12일 오후 11시 56분부터 약 8분간 '시스템 점검' 팝업이 노출되며 일부 MTS 이용 고객의 서비스가 제한돼 미국 증시투자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같은해 10월에도 미국 현지 중개사 전산장애로 인해 미국 주식 주문이 미접수되거나 체결이 취소되기도 했다.
'성장 속도'과 '안정성 관리'의 시차
업계에서는 토스증권의 잇따른 해외주식 전산장애가 회사의 빠른 성장 속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스증권은 2021년 출범 첫해 적자 구조에서 출발했지만, 빠른 외형 확대를 바탕으로 3년 만인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5년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3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52% 늘어난 2349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거래 확대와 플랫폼 중심의 사업 구조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IT 투자 규모 역시 빠르게 늘어났다. IT 투자액은 2022년 218억원, 2023년 462억원, 2024년 676억원, 2025년 708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적과 거래량 증가 속도에 비해 인프라 처리 용량과 장애 대응 체계 고도화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 규모와 이용자 수의 급증, 미국장 개장 시간대 트래픽 집중 등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일부 증권사에서는 증권 인프라 처리 용량에 있어 이슈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주식은 왜 더 취약한가…구조적 복합 리스크
해외주식 거래가 국내주식보다 전산 장애에 취약한 주요 배경으로는 '거래 구조 차이'가 꼽힌다. 해외주식은 국내 증권사를 거쳐 해외 거래소와 현지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주문 처리 과정에서 중간 단계가 늘어나 지연이나 전송 오류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또한 해외 시장은 주문을 처리하는 브로커, 시세를 제공하는 벤더, 연계망을 제공하는 사업자 등 다양한 기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국내 시장보다 기술적·시스템적 변수가 많다. 국가별 장 운영 시간이 국내 기준으로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 집중되는 점도 실시간 대응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해외주식 거래는 야간·새벽 시간대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어 인력 운용과 시스템 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오류 발생 개연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만큼 투자자가 체감하는 리스크는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증권사 전산운용비가 수백억원씩 투입되지만 실제로는 교육·운영·내부통제·보안 예산 등으또 그는 “증권사 전산운용비가 수백억원씩 투입되지만 실제로는 교육·운영·내부통제·보안 예산 등으로 분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작 거래 장애를 직접적으로 막는 핵심 인프라 투자까지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스증권은 이번 전산 장애로 불편을 겪은 고객에 대해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발생한 이슈의 원인과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 능력을 높이고, IT 내부통제 설계 고도화를 통해 장애 원인 통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겠다”며 “해당 시간대에 불편을 겪은 고객은 고객센터를 통해 피해 내용을 접수하면 검토 후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