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값·환율 상승, 통화량만으로 설명 무리"...유동성 과잉 논란에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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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집값·환율 상승, 통화량만으로 설명 무리"...유동성 과잉 논란에 선 긋기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5.12.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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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최근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며 수도권 집값과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한국은행이 선을 그었다. 통화량 증가세는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 평균적인 수준이며, 최근 지표 왜곡에는 금융상품 구성 변화 등 기술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5%로 높아졌지만, 이는 장기 평균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도 증가 속도는 평균 범위에 있으며, 명목 국내총생산(GDP)이나 자산시장 규모 대비 유동성 수준도 과도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M2 증가에는 유동성의 실제 팽창보다는 통화지표 구성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 M2에 포함되지 않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으로 이동하면서 통계상 M2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수익증권은 9월 M2 증가분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 등 주요국이 수익증권을 M2에 포함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수치 비교는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이 통화지표 개편 기준을 적용할 경우 9월 M2 증가율은 5%대 중반으로 낮아진다.

한·미 M2 증가율 격차에 대해서도 한은은 시계가 짧은 비교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누적 기준으로 보면 한국과 미국의 통화 증가 폭은 큰 차이가 없고, 미국은 양적긴축 영향으로 한동안 M2가 감소했던 특수한 흐름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 직전부터로 시계를 넓혀서 보면, 한국과 미국의 M2 누적 증가율은 각각 49.8%, 43.7%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서 "특히, 미국의 M2에는 수익증권 등이 제외되어 우리나라보다 포괄범위가 상당히 좁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를 조정해 보면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M2 증가세는 미국과 대체로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자산가격과 환율 상승을 유동성만으로 설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수도권 집값의 경우 공급 부족 우려, ‘똘똘한 한 채’ 선호, 지역 간 양극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고, 최근 핵심 지역에서는 대출 없는 현금 구매 비중이 높아 신규 유동성 유입보다는 누적 자금 이동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환율 역시 통화량보다는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 급증, 수출기업의 외화 보유 확대 등 외환 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또 통화지표가 불안정한 국면에서는 특정 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 금융상황지수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이 연계되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만으로 국내 유동성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늘어난 유동성이 특정 자산시장으로 쏠릴 경우 시장 변동성과 불안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자본시장 제도 개선 등 정책적 노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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