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AI 심사 고도화 추세 속 투자 역행…중·장기 리스크 관리 취약성 부각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OK저축은행이 업권 내 디지털 전환 경쟁에서 속도 차를 보이면서 보안 리스크와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모바일 채널 강화와 AI 기반 심사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반면, OK저축은행의 디지털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개선 속도가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저축은행업계는 최근 몇 년간 비대면 금융 환경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디지털 역량이 사업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SBI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 등 주요 경쟁사는 모바일 앱 전면 개편, AI 신용평가 모델 도입, 데이터 기반 여신 심사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집중해 시장 점유율을 넓혀왔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앱 품질 개선과 시스템 업그레이드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일부 이용자들은 앱 사용성, 접속 지연, 인증 과정 불편 등을 이유로 경쟁 저축은행과 비교해 체감 품질이 낮다고 언급한다. 디지털 채널에서의 고객 경험이 금융 소비자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현재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디지털 심사와 보안 체계 역시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지적이 있다. 경쟁 저축은행들이 머신러닝 기반 내부 평가모형을 고도화하며 중·저신용자 심사 정확도를 높이고 있는 반면, OK저축은행은 비대면 심사 자동화 비중이 낮고 내부 IT·보안 조직의 체계적인 확장도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보안 투자 축소는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OK저축은행의 2025년 정보보호 예산은 56억6300만원으로 전년 81억4000만원 대비 약 30.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 전반이 해킹, 랜섬웨어, 보이스피싱 등 위협 증가에 대응해 보안 예산을 확대하는 와중에 오히려 축소된 점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또한 IT 인력 대비 정보보호 전담 인력 비중도 9.4%에서 9.0%로 소폭 하락해, 보안 감시·위기 대응 역량이 강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약화됐다는 지적이 따른다. 한 금융 보안 전문가는 “인력과 예산이 모두 줄었다는 건 업권 트렌드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비대면 거래 증가 속 보안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안 인프라 투자 부족은 단순한 시스템 문제가 아닌 리스크 관리 체계 전체의 취약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저축은행 고객군이 중·저신용자와 금융 취약계층 비중이 높은 만큼, 보안 사고 시 피해 확산 속도와 파급력은 대형은행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쟁사와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미 ‘AI 기반 모바일 대출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고, SBI저축은행은 앱 재구축을 통해 MAU(월간 이용자 수) 기준 업권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마케팅·브랜드 전략이 강점이지만, 디지털 금융 역량에서는 체감되는 성과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이 향후에도 기존 영업 전략에 치중할 경우, 비대면 중심 시장 재편 과정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저축은행 시장이 이미 ‘대출 금리 경쟁’ 국면에서 벗어나 디지털 심사·보안 인프라·모바일 채널 경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속도 차가 2~3년 뒤에는 시장 지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며 “OK저축은행이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및 보안 투자를 확대하지 않으면 리스크는 더 커지고 경쟁력은 더 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