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캠프 출신 낙하산 인사 18명...골드바 선거에 성추행 방관까지
- 강 회장 구체적 답변 회피...사퇴 의향 불명확한 채 수사 진행 중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억원 뇌물수수와 5억원 급여 편취, 18조원 규모 금융부실 의혹을 24일 국정감사에서 동시에 추궁받았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강 회장의 개인 비리뿐 아니라 골드바 조합장 선거, 낙하산 인사 등 농협 조직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농협은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쓰며 조직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24일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농협 비리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집중 추궁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무급 22명 중 18명이 강호동 회장의 선거 캠프 출신 낙하산 인사라며 "경찰의 중앙회장 집무실 압수수색은 내부적으로 자초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은 인사가 그런 의혹을 부추긴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이 지적한 의혹의 핵심은 강 회장의 1억원대 뇌물 수수다. 강 회장은 지난해 1월 중앙회장 선거철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는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1억원 이상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1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강 회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회장 개인 비리와 함께 농협 조직 전반의 구조적 문제도 드러났다. 강 회장은 농협 계열사인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면서 취임 후 560일 중 40일만 출근했지만 5억원 가까운 급여를 받았다. 윤준병 의원은 "겸임 제도를 악용한 심각한 편법 편취"라며 "이사회 참석률도 44.4%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조합장 선거 비리도 농협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다. 김충기 서울 중앙농협 조합장은 2023년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 전 조합원에게 금 15돈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후 실제로 골드바를 지급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세 차례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로 800여명이 처벌받았는데 금품 선거가 계속된다"며 "농협의 도덕적 해이가 갈수록 심각해진다"고 꼬집었다.
농협의 금융부실 심화도 집중 추궁받았다. 농협 상호금융 총 연체금액은 지난해 말 9조5000억원에서 6개월 만인 올해 6월 말 거의 18조원으로 급증했다. 농협 상호금융의 공동대출 연체율은 19.2%로 집계됐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무분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 산하 11개 자회사 중 4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이 각각 398억원과 352억원의 적자를 냈다.
의원들은 농협의 도덕적 해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농민 대통령이 불법 비리 의혹으로 수사받아서야 하나"며 "인사 비리 의혹에 뇌물 수수까지 농협이 비리 백화점이냐"고 물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유통의 수의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농협유통은 나라장터에 경비·미화 관련 입찰을 공고했다가 용역업체 대표의 압박으로 다음날 취소했다. 그 뒤 해당 업체는 39억6700만원 규모 수의계약을 받았다. 전종덕 의원은 충남 서천군 장항농협 조합장의 성추행 사건도 거론했다. 이 조합장은 여직원을 대상으로 성추행과 갑질을 저지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농협중앙회는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조치조차 하지 않고 있다.
강 회장은 일련의 의혹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면서도 구체적 답변은 회피했다. 그는 "수사를 받고 있어 수사 과정에서 명백하게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전종덕 의원이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강 회장은 골드바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조합장 선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장항농협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지역 농협의 비리와 여러 문제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일련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하고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