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야심 차게 '새로운 도약'이라며 15년 만에 카카오톡의 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용자들 반응은 심상치 않다. 오죽하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의 자동 업데이트를 막는 방법까지 공유되는 중이다. 그만큼 새로워진 카카오톡의 평가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최악이다. SNS나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카톡은 국민 메신전데 국민 투표로 (개편을) 허락받았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 23일부터 25일 동안 열린 ‘이프 카카오(if kakao 25)’ 컨퍼런스에서 새로워진 카카오톡의 모습을 처음 소개했다. 23일 홍민택 카카오 CPO는 출 이번 개편의 방향성에 대해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대화와 관계, 일상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고자 했다”라고 언급했다.
홍 CPO의 설명과 다르게 이번 카카오톡 개편에서 가장 큰 지적은 과연 카카오가 이번 개편에서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사용 목적을 고려했냐는 질문이다. 카카오톡은 SNS지만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른 SNS와는 결이 다르다. 동영상, 사진 등 콘텐츠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다른 SNS라면 카카오톡은 기본적인 ‘소통’을 주고받는 것이 주목적이다. SNS를 이용하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일면식도 없는 인플루언서들의 쇼츠를 카카오톡에서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현 시스템에서는 카카오톡 이용자는 쇼츠 콘텐츠를 원하지 않아도 피할 수 없다. 이번 개편으로 카카오톡을 실행시키면 기본으로 작동되는 것은 쇼츠 탭이다.
심지어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창으로 메시지를 확인하고 이를 답장하려 클릭하면 쇼츠 탭이 먼저 켜지는 탓에 잠깐의 딜레이 후 해당 채팅방으로 넘어간다. 카카오톡의 주된 기능인 메시지 소통이 오히려 쇼츠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니 이번 개편이 정말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여기에 쇼츠 탭이 오픈 채팅 탭과 같은 카테고리에 있기 때문에 오픈 채팅을 이용하려면 기본 설정된 쇼츠 탭에서 오픈 채팅 탭을 눌러 넘어가야 한다. 카카오톡이 언제부터 쇼츠 콘텐츠를 위한 SNS였던가.
쇼츠와 함께 이용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불만이 제기되는 것은 바뀐 프로필 형태다. 이번 개편으로 친구탭에서 기존 친구목록이 먼저 뜨던 형태에서 최근 프로필 사진을 변경한 친구의 사진이 화면 꽉 차게 제시된다. 여기에 프로필 홈이란 게 생겨서 이용자가 프로필의 사진, 상태 메시지, 디데이 등을 업데이트하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면 격자형 피드에 표시된다.
카카오 측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필 개편이라고 했지만 과거부터 현재 프로필 사진에 다른 이용자가 공감 표시를 누르거나 댓글을 작성하면 해당 프로필 이용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일일이 알람이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카오톡을 비단 ‘친분’ 등 개인적인 이유만으로 사용하진 않는다. 사실 개개인의 일상을 일일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업무 관계인 카카오톡 친구들도 혼재돼 있는 것이 대부분의 카카오톡 사용 양상일 것이다.
벌써부터 SNS에서는 불편한 사이의 카카오톡 친구가 자신의 프로필 내역을 보고 공감을 누르거나 댓글을 남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카카오는 이같은 소통을 모든 이용자가 반길 것이라 기대했던 것일까.
이번 개편을 두고 소비자 불만을 쏟아지고 있고 이를 다룬 뉴스도 연이어 보도 중이다. 과거의 잊혀진 SNS로 취급 받았던 ‘네이트온’ 마저 이번 개편으로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니 그것이 이번 개편의 순기능이라면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카카오톡은 필수재라고 할 만큼 남녀노소 불문 대한민국의 전 국민이 이용하는 메신저다. 이번 개편으로 카카오는 제2의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되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카카오를 이용하는 대다수는 카카오에 바라는 방향은 제2의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아닐 것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프 카카오 컨퍼런스 당시 “AI 시대의 도래로 우리의 일상도, 대화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번 개편은 이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카카오의 전략을 담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법 같은 신기술도 애먼 곳에 쓰이면 무용지물이다. 이용자들의 기본 니즈마저 파악하지 못하는데 AI를 내세운들, 지금의 개편이 무슨 소용일까.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