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합병 통해 매출 규모 8조원 돌파, 톱10 진입 노려
합병 시너지 실현 여부는 친환경·기술 투자에 달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HD현대가 조선과 건설기계 양축에서 동시 합병을 추진하며 대규모 구조 재편에 나섰다.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의사결정 속도와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확장과 친환경 전환을 동시에 꾀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승인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배하는 조선 계열 3사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오는 12월 통합 법인을 출범시키며, LNG 운반선·암모니아 추진선 분야의 기술력과 수리조선·중형선 건조 역량을 결합해 라인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내년 1월에는 건설기계 부문도 통합된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쳐 출범하는 ‘HD건설기계’는 지난해 기준 매출 8조원 규모를 넘어선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 연구개발·서비스망 확충을 통해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글로벌 톱10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이 단순한 몸집 불리기를 넘어 체질 개선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조선 경기 둔화와 친환경 전환이라는 도전에 맞서 대규모 선단과 기술력을 묶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건설기계 부문은 엔진·애프터마켓(AM) 사업까지 확장해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는 조선과 건설기계 부문 모두 합병을 통해 인적·물적 자원 효율화, 방산·함정과 중형선 분야 시너지, AM·엔진 사업 확장 등 성장 동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합병 효과가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합병 과정에서의 비용 부담, 조직문화 융합, 해외 시장 수주 전망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건설기계 부문은 낮은 글로벌 인지도와 지역 편중 매출 구조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일본 조선업계의 합병 사례도 경계 요인이다. 지난 2010년대 대형 합병을 단행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한국·중국 조선소에 밀린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HD현대는 단순 통합에 그치지 않고 해외 M&A, 친환경 기술 투자, 글로벌 생산기지 다각화 전략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의 합병은 덩치를 키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시장 개척과 미래 기술 확보라는 방향성이 뚜렷하다”며 “특히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건설장비 분야에서 합병 시너지가 발휘될 경우 글로벌 톱티어 업체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