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부스와 투자 세션…실용성과 제도화 논의로 무게 실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 대형 현수막과 XRPL Korea, Ripple 등의 로고가 무대 뒤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난 21일, 'XRP Seoul 2025'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XRP·Web3 컨퍼런스로서의 첫 날을 알렸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 2025) 시즌에 맞춰 열린 이 행사에는 약 3000여 명의 업계 관계자, 개발자, 투자자, 정책입안자들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모였다.
행사장은 오전부터 북적였다. 참가자들은 입구에서 명찰과 안내 책자를 받고, ‘XRP Zone’ 부스가 있는 로비 쪽으로 먼저 향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XRPL 기반 프로젝트, 지갑 서비스 등이 체험 가능했고, 기술을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모가 눈에 띄었다. 사용자 중심의 ‘체험’이 강조되었다는 점이 이전 기술 중심 컨퍼런스와 다른 점이다.
본격적인 세션이 시작되자, 마커스 인펜저(Markus Infanger, RippleX SVP)가 첫 기조연설을 맡았다. 그는 “DAT, RWA(실물자산의 토큰화), 스테이블코인”이 앞으로 Web3 생태계 및 XRP 생태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투자자 기반과 암호화폐 사용 환경이 Web3 혁신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실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패널 토론 세션에서는 규제 환경 변화와 제도적 리스크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 금융사 관계자, LG전자 관계자 등이 참여한 패널에서, 가상자산 법제도 미비,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제도 정비, 금융 소비자 보호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규제로 인해 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이를 어떻게 준수하면서 혁신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글로벌 투자자 세션. 판테라 캐피탈(Pantera Capital), 스파르탄 그룹(Spartan Group), Maven11 등 외국 기관들이 참여해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의 투자 기회를 탐색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XRPL 기반 프로젝트의 사업 모델, 수익성, 확장 가능성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었고, 일부 스타트업 부스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발표와 데모가 눈에 띄었다.
관람객 가운데선 “이전 Web3 행사들은 개발자 중심이고 기술적 설명 위주였는데, 오늘은 비즈니스 응용과 실물 자산 쪽 이야기가 많아 체감이 다르다”는 평이 많았다. 또 “XRP Zone”에서 직접 XRPL 기반 앱, 지갑, 스테이블코인 관련 기술을 만져보니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체험 공간이 있어 비전 제시만이 아니라 실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라는 인상이 강했다.
점심 이후 오후 세션에서는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설계와 실물자산 토큰화(RWA) 프로젝트들의 실제 적용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예를 들면 Nature’s Miracle의 탄소 크레딧(tokenized carbon credit)과 부동산 실물 자산을 XRPL을 통해 디지털화하는 실험 모델 등이 소개되었다. 스피커들은 기술적 인프라(예: 보안 감사, 스마트 컨트랙트 검증), 가격 안정성, 유동성 확보 문제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행사장 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 젊은 스타트업 관계자, 크립토 애널리스트, 전통 금융권 직원, 학생 등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이 모여 질문을 주고받았다. 네트워킹 시간에는 한국 수립된 금융기업과 실리콘밸리 및 싱가포르 쪽 투자자들이 명함을 교환하고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행사 운영 측은 부스 안내, 자원봉사자 안내가 매끄러웠고, 통역 서비스 및 영어 발표 세션도 잘 배치돼 있어 외국 참가자들도 불편이 적었다.
다만 개선점도 보였다. 일부 세션에서는 발표 시간이 조정되지 않아 지연이 있었고, 트랙별 주제가 다소 겹치는 부분이 있어, 청중이 듣고 싶은 주제를 선명하게 골라 듣는 데 혼란이 있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XRP Seoul 2025'는 기술 중심의 Web3 행사에서 벗어나 산업 연계, 실용성, 제도적 수용 가능성 등을 폭넓게 다룬 첫 아시아 대형 컨퍼런스라고 평가할 만하다. DAT(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RWA, 스테이블코인 등이 단순 트렌드를 넘어 정책 및 금융제도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행사 전체에서 두드러지는 메시지였다.
이날 행사 후, VIP 애프터파티가 꿈플러스 강남에서 따로 열렸고, 일부 연사들과 투자자들이 참석해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의 교류가 이어졌다. 공식 발표 외에도 비공식 대화 속에서 프로젝트 간 협업 가능성, 한국시장 진입 전략 등이 오갔고, 참석자 모두 “행사 하나로 얻은 인사이트와 네트워크가 꽤 컸다”는 공감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마무리하며, XRP Seoul 2025는 단순 컨퍼런스를 넘어 한국이 Web3 및 가상자산 분야에서 전략적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실체감을 주는 행사였다. 앞으로도 규제 명확성, 프로젝트 실행력, 기술 사용자 기반 확대 등이 한국 및 아시아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느냐가 주목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