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사 32.5% 확대에도 부실 5.2%p↓...중소형사는 17.6% 축소에도 3.2%p↑
- 한기평 "신규 취급·정리 역량서 규모별 차이 뚜렷"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증권업계에서 회사 규모에 따른 명암이 뚜렷이 갈리고 있다. 대형 증권사는 PF 익스포저를 32.5% 늘렸지만 부실 비중이 5.2%포인트(p) 개선됐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PF를 17.6% 줄였음에도 부실 비중이 3.2%p 악화되는 대조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은 PF 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융권 전체의 PF 자산에 대한 1차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면서 전체 사업장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분류했다. 특히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해서는 6개월 이내 사업성 재평가를 통한 정리 또는 출구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이를 계기로 증권업계는 대규모 포트폴리오 재편에 착수했다. 18일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2개 증권사의 PF 익스포저는 18조5000억원에서 21조6000억원으로 16.8% 증가했다. 전체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비중은 19.1%에서 14.2%로 4.9%p 개선됐다.
그러나 정책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이러한 성과는 회사 규모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개선을 주도한 것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 7개사로, 이들은 PF 익스포저를 11조7000억원에서 15조5000억원으로 32.5% 늘리면서도 유의·부실우려 비중을 15.5%에서 10.3%로 5.2%p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대형사들은 기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서울 지역 아파트와 오피스빌딩 등 우량 사업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본PF 비중을 71%에서 79%로 늘리고 브릿지론 비중은 29%에서 21%로 줄여 안정성을 높였다.
중소형사 상황은 대형사와 대조를 이뤘다. 유진투자증권, DB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 한양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 중소형 7개사는 PF 익스포저를 1조7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축소했다. 하지만 유의·부실우려 비중은 25.9%에서 29.1%로 오히려 높아졌다.
신규 PF 사업장 현황을 살펴보면 시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신규 사업장의 85% 이상이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되고 있으며, 아파트가 59%, 오피스빌딩이 18%를 차지한다. 신규 사업장의 94%가 양호·보통 등급으로 분류돼 과거 대비 사업성이 크게 개선됐다.
중소형사들의 부실 정리 노력은 대형사보다 적극적이었다. 이들은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 대비 51.0%를 종료시켜 대형사(23.4%)나 중대형사(38.1%)보다 훨씬 높은 정리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잔존 사업장의 리스크가 높아 전체 부실 비중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중대형 8개사의 성과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사이 수준에 그쳤다. 대신증권,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IBK투자증권은 익스포저를 5조1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5.9% 줄였다. 유의·부실우려 비중도 24.9%에서 22.8%로 2.1%p 개선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신규 사업장 취급 역량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기존 PF 사업장 9조2000억원이 종료되고 신규 사업장 10조4000억원이 새로 취급됐는데, 우량 사업장을 확보하는 능력이 회사 규모에 따라 달랐다는 것이다.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에서도 이런 차이가 나타났다. 대형사는 25%에서 30%로 늘려 공격적 확대를 지속한 반면, 중소형사는 32%에서 24%로 줄었다.
윤민수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1차 PF 사업성 평가 이후 대형사를 중심으로 익스포저가 확대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양적 부담은 증가했지만 질적 부담은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신규 취급 능력과 기존 사업장 정리 역량에서 규모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