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중심 HMM과 벌크 물동량 위주 포스코 간 시너지 제한 우려
정부의 부산 이전 압박·해운업계 반발도 향후 인수과정 변수로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포스코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와 관련해 사업성을 검토하면서 민영화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그러나 제한적 시너지 효과에 대한 우려, 해운업계의 거센 반발, 정부의 부산 이전 요구 등 복합적인 변수가 얽혀 인수를 결정한다고 해도 성사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HMM 인수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가 HMM을 인수할 경우, 철광석과 석탄 등 대규모 원자재 해상 운송에 따른 연간 약 3조원 규모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MM은 매출의 80~85%가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하는 반면, 포스코는 벌크선 중심의 물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HMM이 최근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사례도 있어, 벌크선대 확충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해운업계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현행 해운법은 대형 화주가 해운업에 진출할 경우 해수부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규정한다. 포스코는 국내 해운 물동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주요 화주로, HMM을 인수할 경우 기존 중견·중소 선사들의 물량 감소와 시장 지배력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화주가 해운사를 직접 소유하면 운임 협상의 우위를 차지해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며 “특히 포스코 물동량은 국내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견·중소 선사들의 반발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 설득도 난관이다. 정부는 HMM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본사의 부산 이전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산업은행의 HMM 지분을 부산·울산·여수 등 지자체가 공동 소유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경우 산업은행 지분을 직접 인수하려는 포스코와의 이해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변동성이 큰 산업인데, 공공성보다 대기업 이해관계가 우선되면 위기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적 부담 또한 변수다. HMM의 시가총액은 22조원대, 산업은행 보유 지분(약 36%) 가치는 7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포스코홀딩스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16조원대로 인수 여력은 있지만, 철강·이차전지 등 주력 사업 부진 속에 수조원대 투자가 자본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한편 포스코그룹 측은 “HMM 인수의 구체적 결정을 내린 단계가 아니라 사업성 검토 수준”이라며 “그룹의 성장 전략과 시너지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 뒤 참여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