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씨엠생명과학 톺아보기] 줄기세포 접고 화장품·의약품 도소매로…정체성 상실 논란①
상태바
[에스씨엠생명과학 톺아보기] 줄기세포 접고 화장품·의약품 도소매로…정체성 상실 논란①
  •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9.11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A 통해 관리종목 리스크 해소…본업은 정리 수순
줄기세포 연구직 대부분 퇴사…CGMP 시설도 투자 철회
기술특례 정체성 훼손…상장 심사 통과한 기술을 연구 중단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인수합병(M&A) 이후 본격적인 피보팅(사업방향 전환)에 나선다. 최근 최대주주 변경 이후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타법인을 잇따라 인수하고 나선 것. 에스씨엠생명과학이 M&A 업계 ‘큰 손’으로 알려진 조경숙 에스맥(전 에코볼트) 회장에게 인수되면서 사업 재편 및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술성장성특례로 상장한 에스씨엠생명과학이 M&A를 통한 신사업에 나서면서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례상장의 기술평가 항목이던 줄기세포 치료제 사업이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돼서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조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관련 직원들 대부분이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M&A 통해 관리종목 위기 해소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탈모방지 화장품 제조업체로 알려진 더마시모 지분 100%를 양수한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양수금액은 65억원으로 작년 에스씨엠생명과학 자기자본의 45.84% 규모다. 양수예정일은 오는 15일이며, 양수도가 완료되면 더마시모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의 100% 자회사가 된다.

더마시모는 작년 5월 설립된 법인으로 지난해 매출 4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각각 8억원, 1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금호에이치티로부터 풍전약품 지분 100%도 양수했다. 금호에이치티 종속회사였던 풍전약품은 의약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도소매 특성상 이익률 대비 매출액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7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했다.

연이은 M&A는 단순 사업다각화 측면 외에도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재무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020년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특례상장 기업들의 경우 일부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대해 지정유예 기간이 주어진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매출액 요건(2024년까지)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법차손) 요건(2022년까지) 지정이 유예됐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023~2024년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서며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다. 여기에 작년 매출액은 8억원에 불과하다. 올해부터는 연간 매출액이 30억원을 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풍전약품과 더사미모 인수를 관리종목 리스크 해소와 연결해서 보는 이유다.

기존사업 줄기세포 치료제 사업은 사실상 정리 수순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이번 M&A를 통해 관리종목 지정사유 대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풍전약품과 더마시모의 연간 매출액이 400억원을 넘어서는 데다, 꾸준히 이익이 나던 기업으로 자기자본 확충 효과도 있다. 여기에 두 법인의 순이익이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잡히면 법차손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던 기업이다. 상장 당시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기술에 대한 기술평가를 진행했고 평가기관으로부터 A, BBB 등급을 받아 상장예비심사를 받았다.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기술을 통해 상장에 성공했지만, 현재는 해당 사업부가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정체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에스씨엠생명과학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경숙 회장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인수한 이후 줄기세포 치료제 쪽 연구직들은 모두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는 화장품 사업 쪽에 필요한 원자재 관리하는 직원들이 연구소에 2~3명만 남았고, 일반 사무직은 다 내보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남아 있는 직원은 연구직, 재무회계팀, 인사총무팀 직원을 포함해 6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상장심사를 받았던 기존 사업이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실제 작년말 40명이던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연구개발인력은 올해 6월말 기준 12명으로 줄었다. 연구개발 비용도 대폭 줄었다. 작년 반기 34억원이던 연구개발비용은 올해 상반기 15억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중은 작년말 919%에서 올해 상반기 124%로 줄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줄기세포 우수의약품생산규격(cGMP)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도 철회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022년부터 314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CGMP 신규시설투자를 계획했지만 지난 6월 해당 시설투자를 철회하고 해당부지를 매각했다.

<녹색경제신문>은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줄기세포 치료제 사업 중단 여부 등에 대한 문의를 위해 회사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조경숙 회장이 에스씨엠생명과학을 비히클 삼아 그룹내 자금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M&A 자금 원천은 CGMP 생산을 위해 확보한 인천 송도 토지와 건물 매각 자금이다. 부동산 매각을 통해 인수한 풍전약품을 매각한 금호에이치티는 조 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관리종목 회피용 M&A…성장 멈추고 좀비기업 양산

에스씨엠생명과학이 M&A를 통해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에 나서면서 상장만 유지하는 ‘좀비기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업과 무관한 M&A로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들로는 파멥신과 셀리드 등이 거론된다. 바이오 신약 개발기업 파멥신은 타이어뱅크에 인수된 이후 타이어뱅크 관계사인 ‘좋은타이어’를 인수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 셀리드는 관리종목 지정 유예를 앞두고 빵공장 ‘포베이커’를 인수한 바 있다. 해당 M&A를 통해 관리종목 지정은 피했지만, 상장 당시 자신했던 기술에 대한 성장은 멈춰서 있다. 올해 상반기 파멥신의 타이어사업부 매출 비중은 97.62%이며, 셀리드의 이커머스사업부 매출비중은 99.92%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후 5년간 정상적인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기업이 상장 유지를 위해 본업과 무관한 기업을 인수해 상장을 유지하는 것은 ‘기술특례’ 취지와 맞지 않다"면서 "기술특례 상장사가 해당 기술 사업을 접는다는 것은 기술을 통한 성장성도 모두 포기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M&A를 통해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더라도 자본시장 자금조달을 통해 상장만 유지하는 ‘좀비기업’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 연구소 전경.[사진=에스씨엠생명과학]
에스씨엠생명과학 연구소 전경.[사진=에스씨엠생명과학]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