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 '소스+레시피+운영' 통합 B2B 모델로 유럽 진출 신호탄
수출 시장 다변화 속 美 관세 리스크… “오는 4분기 실적이 분수령”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K-푸드의 인기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국내 식품·외식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본격적인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기존 주요 시장을 넘어 동남아시아, 유럽, 중동 등으로 진출 범위를 넓히며 ‘글로벌 K식문화’의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드 '맵' 의제품 이미지. [사진=삼양식품]
생산기지부터 유통망까지… 식품업계, 현지화로 승부수
먼저 국내 식품 대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확대에 맞춰 해외 생산시설 구축과 맞춤형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치바에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현지 생산공장을 세우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에서도 자회사 슈완스의 공장을 사우스다코타주에 건설 중이며,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같은 계열사인 CJ푸드빌은 미국 조지아주에 약 9만㎡ 규모의 베이커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요가 높은 중국에 첫 해외 공장을 짓고 있으며, 농심은 지난 3월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했다. 대상은 폴란드에 김치 공장을 건립 중이다.
해외 매출 확대도 눈에 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카자흐스탄, 벨기에 등 7개국에서 법인을 운영 중이며, 빼빼로 등 주요 제품을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작년 해외 매출은 약 1조7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고, 오는 2028년까지 이를 3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면 관세 리스크도 줄어들고, 현지화된 맛과 포장을 선보이기 쉬워진다”며 “해외 직진출은 K푸드 수요 증가와 맞물려 글로벌 사업 확대에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기존 프랜차이즈 구조 넘어…외식업계의 ‘B2B 해외 전략’
내수 시장이 포화되고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 브랜드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특히 단순 매장 수출을 넘어, 소스·레시피·운영까지 아우르는 B2B(기업 대 기업) 기반의 컨설팅형 해외 진출이 눈에 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7월 독일 대형 유통그룹 글로버스의 본사가 위치한 상트벤델에 ‘비빔밥’, ‘덮밥’ 메뉴를 선보이며 유럽 외식 컨설팅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자체 개발한 TBK(더본코리아) 소스를 활용해 맛의 균일성을 확보하고, 현지 식재료 기반 메뉴 구성과 주방 설계까지 지원하는 모델이다.
더본은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아시아·미주·유럽 등 거점 국가에서 단계별 확장을 추진 중이다. 내수 중심의 가맹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 다변화를 꾀하는 행보다.
이에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프랜차이즈 사업만으로는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 한계가 뚜렷해졌고, B2B 기반의 해외사업은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백종원 대표. [사진=더본코리아]
라오스부터 유럽까지… 다변화되는 수출시장, 그러나 ‘관세 변수’도 부담
K-푸드는 전통적인 한류 강세국 외에도 신흥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KOTRA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라오스 농식품 수입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으며, 조제식료류 수입은 전년 대비 380% 급증했다. 특히 매운맛 라면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현지 하이퍼마켓에서는 한국 전통 과자와 컵쌀국수 등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라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줄었고, 소스류 역시 7.2% 감소했다. 상반기 내 선출하를 진행하며 재고를 쌓아두었지만, 이달부터는 관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현재로선 관세를 제품 가격에 반영할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할지는 업체별 판단에 달려 있다”며 “4분기 미국 성수기를 앞두고 민감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내수 성장 한계와 글로벌 수요 확산이라는 교차점에서, K-식품과 외식업계는 본격적인 ‘글로벌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다만 현지 규제와 유통 환경, 그리고 관세와 같은 예측불가한 변수에 대한 대응 전략도 함께 요구된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