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계획에 따른 올 연말 목표치 12.5% 6개월 만에 달성
자본비율 관리 탓에 우리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반년 만에 3.7%↓
우리은행, 자본비율 여유 앞세워 기업대출 다시 확대... 온·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보통주자본(CET1) 비율 목표치를 조기 달성하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를 순조롭게 관리하고 있다. 그룹의 자본 비율에 여유가 생긴 만큼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또한 그간 속도 조절을 했던 기업금융을 재확장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전년 말 대비 12.76%로 0.63%포인트(p) 상승한 집계됐다. CET1 비율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정책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의 기준이 되는 자본적정성 지표로, 금융사의 자기자본 중 가장 안정적인 자본(보통주·이익잉여금 등)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밸류업 계획에서 설정한 올 연말 CET1 비율 목표치(12.5%)를 6개월 만에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우량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축과 같은 정교한 자산 리밸런싱을 진행한 동시에 전 영업조직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여신 성장 등을 추구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그간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에서 경기민감업종의 비중을 줄이고 영업조직의 RoRWA 시스템 활용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해왔다"며 "거시 경제나 규제 등 금융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이 최근 몇년간 조금씩 상승한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이처럼 CET1 비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부작용'을 마주하기도 했다. 그룹의 맏형인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 기업대출의 경우 가계대출 등에 비해 RWA 산출 시 반영되는 위험가중치가 비교적 높은 터라 우리은행으로서는 그룹의 CET1 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 확장 속도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85조8590억원에서 올 상반기 179조10억원으로 3.7%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3.3%), 하나은행(+3.2%), 국민은행(+2.5%) 등이 기업여신을 늘린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이 기간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가운데 기업대출 잔액 1% 이상 감소한 곳은 우리은행뿐으로, 신한은행 역시 기업대출 잔액이 줄어들었지만 감소율은 0.02%에 불과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근래 들어 다시금 기업대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이 목표치 이상으로 올라온 것을 감안한 전략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먼저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금융 플랫폼인 '우리WON기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관련 전용 서비스를 추가하고, 모바일 웹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자 환경(UI) 및 사용자 경험(UX) 등을 개선한다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 내용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반등을 위해 대면 채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금융 특화 채널인 '비즈프라임센터'의 기관영업, 프라이빗뱅킹(PB), 시너지 영업 인력을 통합하는 등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일례로, 지난달 말 개점한 '광화문 비즈프라임센터'는 기업금융 8개팀과 PB지점장, 시너지영업팀이 합을 맞추며 외환·파생상품뿐 아니라, 퇴직연금과 맞춤형 IT 플랫폼, 자산관리(WM) 등을 포함한 복합적인 기업금융 서비스까지 두루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기업여신 시스템 전반의 고도화를 검토하는 한편, 추가적인 기업대출 확대 방안 또한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는 수도권 지역 외 지역기업 특화 상품 출시, 녹색정책금융 대출 활성화, 신성장 우량기업에 대한 여신금리 우대 지원 등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 등이 워낙 강력해 우리은행을 비롯한 모든 은행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서라도 기업금융에 집중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은행의 경우 때마침 그룹의 자본비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RWA 관리 부담을 일정 부분 내려놓은 채로 기업대출을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