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기대감에 들썩, 한은은 리스크 경고…제도화까지 풀어야 할 과제 산적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카카오뱅크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와 공동으로 그룹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12건을 잇달아 출원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알렸다. 출원된 상표에는 ‘BKRW’, ‘KRWB’, ‘KKBKRW’, ‘KRWKKB’ 등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명칭들이 포함됐다. 해당 상표들은 소프트웨어, 금융거래, 채굴 등 다양한 분류를 포괄하며, 기술·금융·유통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 제휴해, 자사 모바일 앱에서 가상자산 시세 확인 및 지갑 잔액 조회, 손익 통계 확인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기능까지 결합되면, 원화 연동 디지털 자산을 통한 결제·송금·환전 등 실생활 기반의 금융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카카오 그룹은 은행(카카오뱅크), 결제(카카오페이), 플랫폼(카카오톡)이라는 3대 축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기술과 금융, 유통 채널을 아우르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움직임에 대해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카카오뱅크의 상표 출원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는 약 10~19%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했고, 토스뱅크, 국민은행 등 경쟁 금융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이는 단순한 테마 상승이 아니라, 금융업의 디지털 자산 전환 흐름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이 발행한 신뢰도 높은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외 송금, 정산, 결제, 자산토큰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도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변수로 남아 있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코인런’, ‘자본유출’, ‘범죄 악용’, ‘통화 신뢰 훼손’ 등 4대 리스크를 지적하며, 민간 주도의 통화 발행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국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를 진행 중이며, 업계는 이르면 2027년경 제도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범 사업, 유예 기간 등 다단계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그룹은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AI, 콘텐츠 등 기존 주력 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디지털 금융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차세대 수익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그룹 전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TF를 통해 카카오페이의 결제망, 카카오뱅크의 금융 인프라, 카카오 플랫폼의 유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독자적인 토큰경제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유동성 확보 수단을 넘어, 소상공인 결제 비용 절감, 글로벌 무역 결제, B2B 금융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효과가 기대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선점이 아닌 ‘기술력, 유통망 확보, 신뢰성’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의 협업 외에도 다양한 파트너십과 인프라 구축을 병행해야 하며, 제도화 흐름에 맞춘 규제 대응도 전략적으로 병행해야 할 과제다.
카카오뱅크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대는 단순한 금융 혁신을 넘어 디지털 경제 시대의 통화 인프라 구축이라는 중대한 함의를 가진다. 지금은 실험 단계에 불과하지만, 제도적 기반과 신뢰 확보가 병행될 경우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의 현실화와 동시에 카카오의 금융 플랫폼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