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은행별 예대마진 최대 0.91%p 확대…금리 하락에도 수익성 방어
-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검토·100조 첨단기금 민관협력 논의 활발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금리 하락기에도 이자이익 21조924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장사' 비판과 금융위원회 긴급 간담회가 연이어 개최되면서 금융업계 전반이 근본적 사업구조 재편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는 대통령 발언 나흘 만에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5대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권 부위원장은 "그간 우리 금융권이 부동산 금융과 담보, 보증 대출에 의존하고 손쉬운 이자장사에 매달려왔다는 국민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책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각 사 실적 발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1조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8106억원)보다 2818억원(1.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10조3254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 단독 기준으로는 KB국민은행이 5조2043억원으로 이자수익 규모 1위를 차지했고, 신한은행 4조4652억원, 하나은행 3조9003억원, 우리은행 3조8532억원 등 총 17조4230억원의 이자수익을 집계했다.
4대 은행의 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전년 대비 상당폭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평균 0.54%포인트(p)에서 올해 1~5월 평균 1.45%p로, 하나은행은 0.53%p에서 1.39%p로, KB국민은행은 0.69%p에서 1.38%p로, 우리은행은 0.77%p에서 1.32%p로 각각 마진이 확대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융기관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장사,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금융권 사업모델 전환 요구로 해석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권 부위원장은 "금융이 시중 자금의 물꼬를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자본시장 등 생산적이고 새로운 영역으로 돌려야 한다"며 구체적인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최대 10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 조성에 은행권의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차원에서도 변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시대 여건에 맞지 않는 위험가중치 등 건전성 규제를 조속히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자산(RWA) 하한을 현행 15%에서 25%로 올리는 방안과 함께 기업대출 위험가중치를 낮추는 지원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나금융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는 상반기 컨퍼런스콜에서 "보통예금 중심으로 핵심저금리 예금이 6조원 이상 늘었고, 공공기관 자금 유입 5조원 이상, 개인부문 결제성 통장 자금 유입 1조원 이상"이라며 수익구조 개선 노력을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 이후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부동산에 쏠린 자금이 생산적인 금융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구조 전환 요구가 금융권에 과제로 제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