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냉장고 상용화 가능성"...소형 와인냉장고에서 효율 70%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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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차세대 냉장고 상용화 가능성"...소형 와인냉장고에서 효율 70% 개선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5.06.03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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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벌크형 아닌 박막형으로 상업화 시도
모듈 여러 개 연결할수록 개선 정도 감소
비용·수율·발열 등 상업화까지 갈 길 멀어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삼성전자가 25L 소형 와인냉장고로 실험해 고효율 펠티어 냉장고를 실증하고 차세대 냉장고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알렸다. 가정용 냉장고의 용량은 600~900L 정도다. 모듈을 여러 개 연결할수록 효율 개선 정도가 낮아지고, 펠티어 뒷면 발열·수율 등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전자는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와 산학협력으로 ‘차세대 펠티어 냉각 기술’ 논문을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했다고 지난 5월 28일 알렸다. 

기존 벌크형 소자에 비해 박막형으로 만든 펠티어 소자가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는 것이 논문의 골자다. 

펠티어 소자는 크게 벌크형과 박막형 두 종류로 나뉜다. 현재 상업화돼 소형 냉장고·정수기·차량용 카시트 냉방에 쓰이는 펠티어 소자는 벌크형이다. 

벌크형 펠티어 소자는 좌우 2mm, 높이 4mm 정도의 크기로 사람 눈에 보이고 손가락으로 만질 수 있는 규모인 반면, 박막 펠티어 소자는 말 그대로 매우 얇다. 

박막형은 실리콘 잉곳을 만들고 얇게 잘라낸 뒤 필요한 소재를 화학적 공법으로 분사하듯 적층해 만든다.

삼성전자는 박막 펠티어 소자를 만들기 위해 N형과 P형 소자 모두 유기금속화학기상증착(MOVCD) 방식을 썼다.

수소를 캐리어로 쓰고 350토르(압력의 단위)의 챔버에서 갈륨비소(GaAs) 기판 위에 초격차(두 종의 금속이 이룬 구조물)를 쌓아올리게 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연구진은 이렇게 만들어진 소자를 소형 와인냉장고(25L)에 심어 실험했더니 기존 벌크형에 비해 열전 성능이 최대 70% 개선됐다고 논문에 썼다.

모듈 단위로는 75%까지 성능이 개선됐지만, 모듈을 여러 개 연결할수록 개선 정도는 점차 감소했다.

상업화가 가능한 냉장고가 되려면 넘어야할 산은 더 있다. 

먼저 펠티어 소자의 발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문제가 있다. 

관련 사안에 정통한 A씨는 "펠티어 모듈 수십 개를 냉장고 벽면에 붙였다고 가정해보자. 효율이 개선됐다고 해도 어쨌든 모듈의 뒷면에서 계속 열이 방출될텐데, 조립형 PC처럼 팬을 모듈 개수만큼 붙일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냉장고 내부가 시원한 댓가로 부엌 전체는 찜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쓰는 것처럼 베이퍼 챔버(얇은 금속판 안에 냉매를 순환시키는 냉각 부품)을 더할 수도 있겠지만, 비용과 냉각 효율 문제가 생긴다.

소자 하나의 고장이 냉장고 전체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냉장고 하나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펠티어 모듈이 여러 개 엮여야 하는데, 펠티어 모듈은 그 구조상 소자 하나가 고장나도 모듈 전체가 고장나게 된다. 

A씨는 "소자 하나가 고장나버리면 그 소자가 들어있는 모듈이 통째로 작동이 멈춘다. 근데 이 모듈도 옆의 모듈들과 연결돼 있다. 죽은 모듈이 작동이 안 되면 냉각이 안 되니 온도가 올라갈 거고, 다른 모듈들에도 부하가 전달된다. 소자 하나가 고장나면 나머지 소자 수백 개, 수천 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펠티어 냉각의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경제성도 이슈가 된다.

LG전자도 과거에 펠티어 소자를 활용한 냉장고를 출시했지만 이내 접었다.

관련 기술에 정통한 B씨는 "LG전자도 과거에 펠티어 냉장고를 출시했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1~2년 지나 철수했다"고 말했다.

정수기도 열전반도체로 만들면 컴프레서 정수기보다 60%까지 크기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 문제로 열전반도체를 쓰지 않는 기업도 많다. 

품질관리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실리콘 잉곳을 만들고 슬라이싱을 했을 때 기판이 균일해야 하는데, 이 균일성을 매번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율과 똑같은 수율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험실의 결과'와 '상용화'간의 간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B씨는 "논문들은 모두 소규모로 실험을 진행하고, 결과는 다 좋다고들 한다. 전 세계적인 이슈가 '이게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인가'다"고 말했다.

A씨도 "숫자는 다른 논문에서도, 연구상으로, 이론적으로, 테스트상으로 항상 나왔다. 상용화와는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컴프레서 냉장고는 지난 100여년 간 부엌을 차지해왔다. 

여러 한계를 딛고 삼성전자를 선두로 한 펠티어 냉장고가 대세가 되는 날이 올지 관심이 쏠린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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