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화웨이에 반도체 칩 우회 판매
트럼프 “미국에 공장 짓지 않으면 100% 관세 부과하겠다”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전례 없는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위반 조사로 10억 달러 이상의 벌금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공장을 짓지 않을 경우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TSMC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TSMC가 미국 상무부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중국 기업 소프고(Sophgo)에 판매한 칩이 화웨이(Huawei)의 고성능 AI 프로세서 ‘어센드 910B(Ascend 910B)’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무역 제한 명단에 올라와 있어 미국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TSMC가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인 소프고가 화웨이를 위해 칩을 대신 주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TSMC는 최근 몇 년간 소프고에 300만개의 칩을 제조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TSMC가 수출 통제 규정에 따라 위반 거래 규모의 2배인 최대 10억 달러가량의 벌금을 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TSMC는 지난 2020년 9월 이후로 화웨이에 제품을 제공한 적이 없으며 미 상무부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전국 공화당 의회 위원회 행사에서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TSMC를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TSMC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큰 반도체 회사이며, 이들은 애리조나에 200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며 “나는 이를 위해 TSMC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단지 ‘만약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큰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라며 “그 세금은 25%, 어쩌면 50%, 75%, 혹은 100%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관세로 거래되는 반도체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TSMC와 인텔이 최근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하는 합작 회사 설립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의 보도에 따르면 TSMC는 합작 회사 지분의 20%를 보유하게 되며, 나머지 80% 지분은 인텔과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이 나눠 가질 예정이다.
이와 같은 행보는 최근 백악관이 인텔 파운드리 사업을 살리기 위해 TSMC를 상대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인텔은 AI 반도체 붐을 놓치고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지난해 188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TSMC에 협력을 요구하며 인텔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미국 내 첨단 제조 역량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다각도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TSMC에게 별다른 선택권이 없다는 평가다. 미국 상무부의 벌금 가능성과 대만에 대한 32%의 관세 등의 위협은 TSMC가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더 큰 양보를 해야 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