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의무 분배제 시행
- 금융투자업계, 4년 전부터 예고된 규제에도 안일한 대응 '도마위'
- 연금계좌 이중과세 우려...시스템 복잡성에 연내 해결 난망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정부가 해외주식 TR형 ETF 규제를 강화하면서 연금계좌 투자자들의 이중과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가 뒤늦은 대응으로 투자자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부터 해외주식형 TR ETF의 과세이연 혜택을 없애고, 오는 7월부터는 이자·배당소득을 매년 1회 이상 의무적으로 분배하도록 했다. TR(Total Return) ETF는 배당금을 자동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누리고 매도 전까지 과세를 유예받을 수 있어 장기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아왔다.
기재부는 이번 조치를 "국외원천소득에 대한 외국납부세액 선환급으로 인한 국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작년 말까지는 자산운용사가 해외에서 납부한 세금을 국세청이 선환급해주고, TR ETF는 이를 배당소득세 없이 자동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2021년부터 예고된 정책 변화에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작년 4월 KODEX 미국S&P500TR과 KODEX 미국나스닥100TR의 총보수를 0.0099%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며 TR형 상품의 복리효과를 적극 홍보했다. 이를 통해 두 상품의 순자산은 각각 3조6447억원, 1조8414억원까지 늘어나 국내 해외주식형 TR ETF 시장의 87.2%를 차지하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미국S&P500TR(H)(3630억원)와 TIGER 미국나스닥100TR(H)(2320억원) 등 주요 TR형 ETF를 운용하고 있으나, 제도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 등은 TR형 해외ETF의 분배형 전환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며, TR방식의 장점을 가장 유사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전부터 세법 예외 규정을 과도하게 해석했다고 판단했다면 관련 상품들이 출시되기 전 세밀한 검토를 통해 막았어야 했다"며 "이미 수년 전부터 판매된 해외주식형 TR ETF를 아무런 정책적 대안·지원 없이 사후 규제를 통해 금지하면서 운용사·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외국납부세액공제 제도 개편에 따른 이중과세 문제 해결을 위해 단계적 접근을 예고했다. ISA 계좌의 경우 상반기 중 시스템 정비를 완료하고, 연금계좌는 하반기에 정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연금계좌의 경우 제도의 복잡성으로 인해 연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금계좌는 손익을 통산하고 소득이 발생해도 과세를 유예했다가 투자자가 연금 수령 시기가 되면 3~5%의 저율로 과세하는 특징이 있는데, 여기에 외국납부세액 공제까지 적용하면 시스템 구축이 지나치게 난해해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