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자산 시장 2024년 상반기 시총 55조원 돌파...778만명 투자
- 법인 참여 부진에 과세는 '산 넘어 산'...제도화 과제 산적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제도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이 예고된 가운데, 시가총액 55조원을 돌파한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기본법 제정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포럼'을 개최한다. 건전한 디지털자산 산업 조성을 위한 법인 참여 방안을 첫 주제로 다루는 이번 포럼은 총 6회에 걸쳐 제정안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가상자산 친화적인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법인의 거래소 실명계좌 허용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제도화를 위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EU와 미국은 이미 디지털자산을 제도권에 편입시켰다. EU는 2023년 6월 '미카(MiCA)' 규정으로 디지털자산 규제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월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해 1년간 1000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국내 디지털자산 규제는 투자자 보호와 산업 육성이라는 두 축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 정의와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하고, 해외 거래소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 법은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국회의원 코인 보유 등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제정됐다.
새롭게 논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은 '제2세대 법안'이다. 기관투자자 참여 허용, 디지털자산 수탁업 도입, 자산운용사의 디지털자산 펀드 운용 등 가상자산 산업에 성장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강준현 의원은 "디지털자산 분야의 입법·정책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라며 "국민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입법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도화 논의가 속도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상자산 시장엔 아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금융위원회의 2024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67%가 50만원 미만을 보유한 소액 투자자이며, 법인은 161개사로 전체 이용자의 0.01%에 불과했다.
특히 가격 변동성은 70%로 코스피(14%)나 코스닥(15%) 대비 4~5배 높은 수준이며,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30%가 시가총액 1억원 이하 소규모여서 급격한 가격변동과 유동성 부족 위험이 상존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U와 미국이 이미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시키고 과세 체계를 구축한 것과 달리, 국내는 과세 시행을 2027년으로 재차 유예했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제도화와 과세 체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