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연내 실손보험 개선책 마련...비급여 관리 강화 밝혀
- 보험업계, 비급여 진료에 대한 적정 가이드라인 시급...과잉진료 차단 필요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 제고와 보험료 인상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항목의 합리적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등으로 실손보험 손실 규모가 해마다 급증하는 가운데 실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도수치료 등과 같은 비급여 항목이 꼽히고 있다.
12일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1조562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같은 진료 비율이 높은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의 지급보험금 상승률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의 보험금 지급금은 각각 12.7%, 5.7%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실손보험금 70% 이상이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진료에서 지급되면서 실손보험금 누수가 심각한 모양새다.
반면 안과의 비급여 지급 보험금은 지난 2022년 4564억원에서 지난해 547억원, 올 상반기 314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22년 백내장 수술을 일괄적으로 입원 치료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진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그간 백내장 수술은 도수치료 등과 함께 실손보험 적자 주범으로 꼽히 정도로 허위·과다 청구 사례가 많았다"며 "비정상적인 과잉 치료 근절을 위해서는 비급여 관리기준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험업계가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시행을 강하게 주장해온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동시에 이같은 보험금 누수 행태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청구 전산화로 인해 보험금 지출은 늘어나겠지만 진료 데이터의 정상적인 관리를 통해 일부 의료기관의 과도한 비급여 확대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 25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본격 시행됐지만 의료기관과 전송 대행업체의 참여를 늘리는 것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최근 정부의 실손보험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실손보험료 상승의 핵심 원인인 비급여 구조 손질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연내 실손보험의 범위, 한도 등에 대한 개선책을 검토해 비급여 관리가 강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업계가 지속적으로 실손보험 상품개정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비급여 진료 남용으로 지급보험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보험료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며 "비급여 진료에 대한 적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