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 프랜차이즈, “수수료 부담 커도 배달앱 안 쓸 수가 없다”
갈등 중재 위한 정부 개입 필요하다는 목소리 커져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로 인한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사앱’을 강화하는 등의 전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나 비(非)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의 경우 ‘자사앱’ 등 배달 플랫폼을 탈피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할 여력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진 소상공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의 중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자체 앱이 없는 비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배달앱의 수수료 정책에 대한 외식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자사앱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배달앱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자체 앱을 개발할 여력이 되지 않는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나 비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탈 배달앱’을 할 수 없어 진퇴양난의 지경에 처해 있다. 배달앱의 수수료 정책에 저항하고 싶지만,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영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배달 주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사용하지 말자는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쓴이는 “어차피 장사도 안되는데 수수료를 이렇게까지 많이 내면서 플랫폼을 이용할 이유가 있느냐”며 “음식이 맛있으면 고객이 알아서 찾게 돼 있으니, 수수료로 음식에 더욱 투자하라”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다.
그러나 댓글에는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배달을 어떻게 하냐”, “영업을 이어가야 하는데 있는 걸 안 쓸 이유가 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비대면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외식업체들은 배달 주문을 받지 않고서는 영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온라인 음식주문 서비스 시장규모는 26조4000억원이다. 이중 상위 3개 배달 플랫폼의 시장점유율은 95%를 넘는다. 이에 배달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유동 인구가 적은 골목 상권에 배달 전문 매장으로 창업한 가게도 크게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배달 문화의 확산과 배달앱의 수수료 비용 부담 때문에 다시금 ‘공공 배달앱’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적은 입점업체 수, 앱 오류, 홍보 부족 등으로 공공 배달앱이 95% 이상의 주요 배달 플랫폼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중재를 통해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들의 의견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자사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랑통닭은 지난 7월 자사 멤버십 앱을 오픈한 뒤, 약 한 달 만에 누적 가입자 수가 1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BBQ, 교촌치킨 또한 자사앱 프로모션을 강화해 앱 이용자가 최근 각각 400만명, 570만명으로 증가했다.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결 구도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