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타 산업 대비 대출 건전성 낮아... 건설업 제외 각 업종 부실대출 비율 모두 0.5% 이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 상반기 주요 시중은행의 건설업 부실대출 비율이 62%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부실대출 비율은 제조업의 5배에 이를 정도로 타 산업 대비 월등히 높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건전성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며 "특히 태영건설 관련 부실채권이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계속 반영됐다"고 전했다.
9일 전국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 상반기 말 건설업 총여신은 28조6790억원으로,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4575억원(1.60%)에 달했다.
은행들은 대출 채권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하며, 고정이하여신은 세 달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총여신 24조1천878억원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은 2825억원(1.17%)이었다. 1년 새 부실 규모가 61.95% 급증한 셈이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건설업 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1.96%에서 올 상반기 말 2.35%로 올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58%에서 1.80%로, 우리은행은 0.26%에서 1.61%로, 하나은행은 1.13%에서 1.26%로, 신한은행은 0.70%에서 0.99% 등으로 일제히 건설업 부실 대출비율이 상승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건설업 대출 건전성이 다른 산업들과 비교해 유난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건설업을 제외한 각 업종의 부실대출 비율이 모두 0.5% 이하였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체 여신은 1008조1002억원으로 이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은 3조6878억원(0.37%)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대출은 285조2391억원 중 9212억원(0.32%), 도소매업 대출은 132조2964억원 중 5659억원(0.43%), 숙박·음식업 대출은 41조583억원 중 1767억원(0.43%)이 각각 고정이하여신으로 잡혔다.
이밖에도 부동산업 대출은 227조3426억원 중 8534억원(0.38%), 서비스업·기타 대출은 293조4848억원 중 7131억원(0.24%) 등이었다.
이에 대해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계산 시 건설업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제조업의 5배에 육박한다"며 "(이 같은 추세는) 큰 틀에서 내수 부진과 건설 업황 둔화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월 한국은행은 "2022년 이후 부동산 경기와 건설 업황이 부진해지면서 (PF 대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며 "금융기관 PF 대출 건전성이 악화한 가운데 증권사·부동산 신탁사·건설사의 우발 채무가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금융 부문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