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상호금융, 비조합원 대출 잔액 10년 새 200%↑... "'풀뿌리 금융' 본분 잊었나"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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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상호금융, 비조합원 대출 잔액 10년 새 200%↑... "'풀뿌리 금융' 본분 잊었나" 비판 고조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4.09.0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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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신협·수협, 비조합원 대출 잔액 200조 돌파... 통계 작성 후 역대 최대치
대출자 10명 중 7명은 비조합·준조합원... 상호금융 설립 취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
조합원 대상 대출 늘리도록 당국 차원에서 규제 등 마련할 필요 있어
3대 상호금융조합(왼쪽부터 농협·수협·신협) [제공=각 사]
3대 상호금융조합(왼쪽부터 농협·수협·신협) [제공=각 사]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농협·신협·수협 등 국내 3대 상호금융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잔액이 10년 새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대출자 중 조합원의 비중은 30%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권이 '지역사회 상호부조'라는 본래의 목적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신협·수협 소속 전국 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잔액은 202조31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이들 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잔액은 2014년 67조3482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10년간 200.41% 증가했다. 전체 대출 잔액 498조8503억원 가운데 비조합원 대출 잔액의 비중이 40.6%까지 상승한 이유다.

또, 이들 조합이 대출을 내준 10명 중 7명은 비조합원이거나 농사·어업 등에 종사하지 않은 채 단위 조합 영업구역에 주소를 둔 준조합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조합의 비·준조합인 대출 비중은 69.9%(348조8022억원)에 육박한다. 대출자 대부분이 일반인이거나 '일반인에 가까운' 조합원인 셈이다.

업권별로는 신협의 비조합원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21년 개정된 신용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서 비조합원 대출 규제가 완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신협의 비조합원 대출 규모는 2020년 말 20조638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52조3030억원으로 2.5배 이상 급증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조합에서 비조합원 대출의 비중이 높은 이유로 부동산 개발을 가장 먼저 지목한다. 이들 조합이 '본업'과 동떨어진 부동산 관련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비조합원 대출 비중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상호금융 업권의 전체 대출 대비 부동산·건설업의 대출 비중은 24.9%로 은행권(13.2%)의 약 2배에 달한다.

이와 함께 비대면 금융의 활성화로 개별 조합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점 또한 비조합원 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방문 없이 온라인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금리 등의 혜택이 우수한 조합으로 비조합원 고객이 몰리는 경우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만 놓고 봤을 때 현재 국내 상호금융조합은 사실상 조합원 없는 협동조합이 돼 가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이들 조합을 협동조합 중심의 금융사라고 부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들 조합이 비조합원 영업에 치중하면서 지역·서민금융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 자체가 퇴색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조합이 조합원에게 예치금을 받아 다른 조합원에게 대출을 내준다는 상호부조형 금융기관으로서의 '본분'을 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상호금융조합에 예탁금·출자금 비과세 등의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이유도 이들이 결국 지역사회의 풀뿌리 금융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비조합원 영업에 집중하는 모양새가 이어진다면 금융당국에서도 상호금융권의 대출 시스템에 메스를 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조합이 조합원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도록 규제 등의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역시 이어진다. 

현재 농협을 제외한 다른 상호금융의 경우 비조합원의 대출 한도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민금융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인터넷은행에 일정 수준의 중저신용자 의무 대출 비율이 적용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의 현재 영업 기조는 분명히 지역과 서민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며 "상호금융권이 지역·서민금융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당국 차원에서 유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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