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추가 가계대출 관리 방안 마련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올해 2분기 가계빚(가계신용)이 1분기 만에 다시 증가 전환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 거래 회복이 이뤄지며 영끌족과 빚투가 되살아난 탓에 가계빚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의식한 금융당국의 정책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말(1882조4000억원)보다 13조8000억원 많을 뿐 아니라,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 8조2000억원 증가로 플러스 전환한 뒤 3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 1분기 감소한 바 있다. 전기대비 증감률은 0.7%를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1.9%로 전분기(+1.6%)보다 상승폭을 확대하며 4분기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2분기 말 잔액이 1780조원으로 전 분기 말(1766조4000억원)보다 13조5000억원 불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92조7000억원)이 늘어 16조원 급증했다. 증가 폭 역시 1분기(+12조4000억원)보다 커졌다.
주담대 증가세는 주택매매 거래 증가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4만9000가구와 13만1000가구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에는 13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에는 17만1000가구로 더욱 늘었다.
기타대출의 경우 전분기보다 2조5000억원 줄어든 68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13조2000억원)보다는 낙폭이 축소됐다. 1분기 중 상여금을 이용한 대출 상환 등 계절요인 소멸 등이 작용한 결과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은 증가폭이 3조2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되고 기타대출은 증가 전환됐기 때문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주담대와 기타대출 모두 감소하면서 -8조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판매 신용은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확대된 탓에 전분기 2조3000억원 감소에서 3000억원 증가로 1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4분기 189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87조4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분기에는 189조9000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세는 분기별로 30조원씩 올랐었던 2020년이나 2021년과 비교해서 높은 수준은 아니다"면서 "정부와 한은은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는 것보다 명목성장률 이내로 점진적으로 관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8·8 부동산 공급 대책과 9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추진을 비롯해 정부가 추가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다"면서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시차를 두고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다음달부터 도입되는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와 관련해 수도권에 최대 1.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영끌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집값 상승세가 잡힐지는 미지수"라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