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착륙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은행권에서 벌어지는 편법대출에 대해서도 엄중히 조치할 것을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진행된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하반기 중 가계대출 관리와 부동산PF 연착륙에 대해 당국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차질없이 이행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유관부처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PF 사업성 평가에 대해서도 엄정한 실시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부실 PF사업장의 경매 등 정리를 통해 부동산개발 사업이 정상화돼야 주택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재구조화 계획이 속도감 있게 이행되도록 점검을 강화하고, 9월 진행될 2차 사업성평가도 엄정히 실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최근 은행권에서 벌어지는 편법대출도 엄중히 조치할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 가계대출 취급 과정에서 DSR 심사 실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 등에 대한 현장점검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 합동조사를 통해 편법대출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원장이 편법대출을 언급한 데에는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관련 부적정 대출이 금감원 검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감원 측은 우리은행의 임직원들이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친인척이 대납한 것으로 의심되는 차주에 대해 총 42건, 616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 중 28건에 해당하는 350억원 가량의 대출이 대출심사 및 사후 관리 과정에서 부적정하게 취급됐다. 보증여력이 없는 보증인을 내세웠거나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를 잡아 실행됐다. 

우리금융 측은 5월에 진행된 은행 측 자체검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 이어 관련자를 징계한 뒤 이달 9일 경찰에 형사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