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정기선 부회장, HD현대그룹 시총 포스코 제치고 재계 5위...리더십·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실적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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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정기선 부회장, HD현대그룹 시총 포스코 제치고 재계 5위...리더십·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실적 이어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7.31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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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 공정위 기준 재계 서열 8위 등극 이어 시총 5위 등 성장세
- 정기선,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등 주도...시총 급증 결정적 역할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정기선 부회장이 이끄는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시총)이 포스코그룹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정기선 부회장의 리더십과 HD현대그룹 주축인 조선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전력, 건설기계, 친환경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적중한 결과다. 특히 정기선 부회장이 주도한 7월초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신규 상장이 큰 역할을 했다.

3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의 계열사 전체 시총(26일 종가 기준)은 64조267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28조730억원이었던 시총은 1년7개월 만에 128.9% 상승했다. 시총 기준 재계 5위였던 포스코그룹(60조6103억원)도 이날 처음으로 제쳤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재계 7위인 한화그룹과는 격차를 23조2708억원으로 벌렸다. HD현대의 재계 시총 순위는 연초 5∼9위였던 포스코, 에코프로, 카카오, 셀트리온, 네이버 등을 제치고 5위에 이름을 올린 것.

HD현대그룹은 9개 상장사 시총은 지난 6월 초 5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지난 7월 26일에는 재계 5위로 올라섰다. 

HD현대그룹의 상장 계열사로는 조선·해양 부문에 속하는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에너지솔루션·HD현대미포, 변압기 등 전력설비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HD현대일렉트릭, 건설기계 부문으로 분류되는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선박 사후관리 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 등 9개사가 있다.

우선 HD현대그룹의 주가 고공 행진은 조선 계열사의 어닝 서프라이즈 영향이 컸다.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중간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매출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영업이익은 428.7%나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2667억원)보다 1097억원이나 많았다.

정기선 부회장은 자신감은 자사주 매수로 나타났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약 3개월간 472억원 규모의 HD현대 주식 68만2500주를 매수했다. 이로써 정기선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5.26%에서 6.12%로, 0.86%포인트(p) 증가했다.

그룹 승계에 핵심인 HD현대 지분율을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알렸다.

실적 증가는 고부가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난 데다 선박 가격 자체가 높아진 덕분이다. 올해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친환경 선박 수주는 전체 144척 중 50척을 훌쩍 넘는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D한국조선해양의 STX 중공업 인수로 AM(애프터마켓) 솔루션 부문과 시너지가 기대되고, 하반기 대형 친환경 개조 수주도 개시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 정기선 부회장의 리더십은 HD현대그룹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공으로 이어졌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S현대 부회장

HD현대그룹은 전력 기기(HD현대일렉트릭)와 친환경(HD현대에너지솔루션·HD현대마린솔루션), 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등을 분할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했다. HD현대 지주사와 조선 부문 계열사를 제외한 5개 계열사의 시총만 20조원(20조9103억원)을 넘는다. 롯데그룹 상장사 시총 17조776억원을 가볍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정기선 부회장의 탄소중립·친환경을 앞세운 전략 또한 주목받고 있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6월 2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탈탄소 추진 및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번 회의는 세계 경제의 보편적 성장과 에너지 접근성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자 마련된 자리"라며 "HD현대의 미래비전 역시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고 있는 만큼,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한국인 중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 특별회의 공동의장을 맡고있다. 

정기선 부회장은 2022년 3월 28일 현대중공업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했다. 새로운 사명인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HD현대그룹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서 GS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주식 35.05%(인수대금 813억원)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3년 시정조치(선박용 엔진 부품 공급거절 금지, 최소물량 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 지연)가 조건이다.

정기선 부회장이 총수로 등극하기 위해서는 성과를 지속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HD현대그룹의 최대주주는 아버지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이다. 

한편, STX중공업은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을 포함한 정관 개정 및 신임 이사 선임을 위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STX중공업은 HD현대마린엔진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미래기술원 연구원들로부터 팔란티어와 공동개발 중인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HD현대]

초대 대표이사에는 강영 사장이 선임됐다. 강영 대표는 1965년생으로 부산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 회계담당임원(상무), 경영부문장(전무), 재경본부장(부사장)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정기선 부회장이 처음 경영을 주도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2% 증가한 4379억원, 영업이익은 29.6%% 증가한 71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은 올해 상반기 HD현대그룹 주요 성과 중 하나다. 

HD현대는 31일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구주 매수 및 신주 유상증자를 통해 STX중공업 지분 35.05%를 확보하고 모든 인수 절차를 완료하게 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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