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의 경우 대환대출플랫폼 통해서만 가능
주담대 금리 역시 0.2%p 인상
"다른 은행들도 덩달아 규제 시행할 수도"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KB국민은행이 대환·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최근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타행으로 갈아타는 경우에 대해 당분간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정활 예정이다. 다만,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신청은 가능하다.
또, 2주택 이상 보유세대의 주택 구입자금대출 역시 제한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담대 금리 또한 0.2%포인트(p) 인상한다. 앞서 이달 3일과 18일에도 금리를 각 0.13%p, 0.2%p 인상한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의 실제 소요자금 범위 내 자금지원을 늘리기 위해 신규취급 기준을 조정하는 것"이라며 "29일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가계대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금리 역시 추가적으로 인상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주담대 제한에 나선 것은 최근 은행권의 가계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1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은 712조1841억원으로 집계돼 전월 말보다 3조6118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이미 5조3415억원 가량 대출 잔액이 늘어난 바 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최소 6조원 이상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국민은행의 핀셋 규제가 다른 은행들로 번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들이 금리를 여러차례 인상해왔지만 대출 잔액이 잡히기는커녕 도리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국민은행 같은 시중은행 한 곳이 어떤 규제를 시행하면 다른 은행들도 덩달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 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서울 아파트 값이 지난주까지 17주 연속 오르는 등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7월 시행할 예정이던 스트레스 DSR 2단계가 9월로 미뤄졌다.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는 것을 은행권이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다주택자를 제한한다고 해서 가계대출 증가를 근본적으로 막을 순 없다"며 "결국 문제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