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쇼케이스가 연속으로 개최되며 국내외 게임업계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최근 진행된 여러 쇼케이스에서는 중국 게임사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소니와 서머게임페스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쇼케이스는 모두 중국 게임이 빠지지 않았다. 중국 게임의 영향력이 모바일을 넘어 PC와 콘솔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제 중국 게임사는 과거 양상형 모바일 게임을 찍어내던 수준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공개한 게임들은 서구권 게임사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최근 진행한 게임 쇼케이스에서 중국 게임사는 자신만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무협을 소재로 한 게임을 공개했다. 무협은 서구권에서는 낯설게 비칠 수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으나 게임을 통해 중국 고유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다.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검은 신화 오공’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게임사들은 게임을 통해 자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일본은 어떤가. 일본은 게임 이전부터 만화 등을 통해 상당한 자국 문화를 세계에 알려왔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스팀으로 출시된 오픈월드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일본의 사무라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나 게임을 제작한 곳은 미국의 서커펀치라는 게임사다. 또한 올해 출시를 앞둔 ‘어쌔신크리드 섀도우스’ 역시 일본을 배경으로 하지만 프랑스의 글로벌 게임기업 유비소프트가 제작했다.
이제 서양 게임사가 일본을 소재로 한 게임을 제작할 정도가 됐다. 사실 이것도 파고 들어가면 1985년, 애플 2 시절에 탄생한 ‘카라테카’가 원조라고 할 수 있다. 1985년, 서양에서 일본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든 것이다.
반면 국내 게임사는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으나 출시하는 게임의 대다수는 서양권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은 수년전까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근에도 성공했거나 기대작으로 떠오른 게임 다수가 중세 판타지나 서양권, SF 세계관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를 소재로 한 게임이 조금씩 등장하거나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부터 드라마 ‘킹덤’을 소재로 한 ‘킹덤 왕가의 피’, 게임스컴에서 큰 관심을 받은 ‘도깨비’, 넥슨이 제작 중인 ‘프로젝트 2XTF’, ‘낙원’이 국내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국내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은 국내 게임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 이어 국내 배경으로 소재로 한 게임이 해외 게임쇼에 소개되어 큰 관심을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준혁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