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김진희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채권담보부증권(P-CBO) 직접 발행을 위한 신용보증기금법(신보법) 개정안 통과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나서자 저금리 자금 조달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업계와 발행 수수료 하락이 불가피한 증권업계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달 말 개원하는 제 22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돼 연내 직접 발행으로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28일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30일 개원하는 제 22대 국회에 신보법 새 개정안을 재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논의 중이며 정부 입법이나 의원 입법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전날 열린 '창립 48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최원목 신보 이사장은 올해 채권담보부증권(P-CBO) 직접 발행을 위한 신보법 개정안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신보 신용등급이 국가신용등급만큼 높음에도 P-CBO를 직접 발행할 법적 근거가 없어 페이퍼컴퍼니(SPC)를 통해 하다보니 일반 보증보다 고객 금리 부담이 크다"며 "신보가 직접 발행하면 기존보다 50bp 내외 낮은 수준의 금리를 중소·중견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접 발행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신보법 개정이 필요하다. 당초 신보는 올초 중장기전략으로 상반기 신보법 개정을 목표로 내놨다.

신보법 개정안은 지난 2023년 9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회기가 이틀 남은 시점에서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P-CBO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정부기관이 신용 보증을 통해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 건설사들이 연이어 P-CBO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어 건설업계가 주 수혜자로 점쳐진다.

지난해 신보는 2조 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P-CBO를 통해 기업들에 지원했다. 당초 계획했던 연간 P-CBO 발행 목표액보다 큰 규모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최대 20bp 수준의 사채인수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지난해 발행 물량인 2조 6000억 원에 20bp를 적용하면 수수료 수입은 최대 52억 원으로 추산된다.

초우량등급의 신용도를 가진 꾸준한 발행사 신보가 증권사를 끼지 않고 직접 발행으로 전환한다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이 아쉬운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접 발행 물량이 증권사들의 주요 관심사"라며 "당장 전량을 직접 발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증권사 계약 발행 물량을 두고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된다 해도 직접 발행분은 일단 연간 1조 5000억 원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보가 1조 5000억 원 규모의 P-CBO 직접 발행한다면 증권사 수수료로 30억 원 가량의 부담이 줄어들고 발행 제반 비용 등의 추가 절감이 가능해 저금리 자금 조달을 하게 된다.

한 중소건설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위기로 회사채 시장 자금 조달이 막히고 보유 현금을 계속 소진할 수도 없어서 저금리 조달이 가능하다면 반가운 소식"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PF 연착륙을 강조하는데 정치권에서 신보법 개정안도 민생법안으로 관심을 갖고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