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웃을 수 없는 이유...중국인 관광객 수 코로나19전과 비교해 76% 수준
면세점 관계자, "따이궁 수수료 인하했지만...경기 침체로 매출 하락"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예전엔 매장 오픈 전 대기 줄에서 싸움이 나기도 했죠.”
“이젠 영업 개시를 대기하고 있는 대기 손님은 20명 남짓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개장 전부터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던 면세점들이 중국의 경기침체 영향으로, 여전히 더딘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매장 오픈런(opening rush) 고객의 안전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했던 ‘우선입장 번호표’도 대기 줄이 현저히 줄면서 무색해졌다.
2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여행수요가 빠르게 회복중인 가운데서도 면세업계에는 여전히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흑자(358억원) 에서 적자 전환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이후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롯데면세점의 누적 적자는 1분기 기준 537억원이다.
이어 신세계면세점의 지난 1분기 영업익은 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7.1% 줄었다. 신라면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7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157억원에서, 올해는 52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여전히 적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유입 관광객이 빠르게 회복 중인데도 면세업계에 난조가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면세점은 중국 고객 매출 의존도가 현저히 높다. 글로벌 관광객이 늘었지만, 유커(중국 단체여행객)는 줄어든 것이 면세업계가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국내로 유입된 관광객은 약 340만3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분기의 88.6%까지 회복했다. 반면 지난 1분기 중국인 관광객 수는 101만명으로, 지난 2019년 1분기의 76% 수준에 그쳤다.
또한 ‘따이궁(代工, 보따리상)’에 대한 딜레마가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았다. 지난 2017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인해 중국의 경제 보복이 있을 당시 따이궁은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했다.
특히 ‘따이궁’을 모시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난 2014년 면세업계가 따이궁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는 매출의 20% 수준이었으나, 지난 2022년엔 송객수수료율이 무려 50%를 뛰어넘었다.
수익 악화가 뒤따르자, 현재는 관세청과 업계의 협의로 송객수수료가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이로써 매출 역시 줄어든 것이 딜레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21일 <녹색경제신문>에 “중국 외 국적의 관광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해도 면세업계는 중국 여행객의 매출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다른 국적의 여행객은 면세 구매 건수 및 액수 등 구매력에서 중국 관광객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줄었다곤 하지만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의 비중 역시 여전히 높다”며 “현재는 전과 비교해 수수료는 많이 줄었지만, 중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이유 등으로 매출 역시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