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은 ‘준(準) 패션 업체’로 거듭나
국내의 경우 '소매업'의 생태환경 때문에 "의류판매 어려워"
편의점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라면·야구 등 각종 특화편의점들을 내놓고 있는데다, 취급하는 상품도 식품부터 뷰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편의점이 ‘준(準) 패션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속옷·양말 등 긴급 의류뿐만 아니라 셔츠·반바지 등 ‘멋내기용’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린다.
하지만 국내 편의점에선 ‘긴급 의류’외에 일반적인 패션의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국내 소매업의 생태환경 때문에 편의점에서 의류판매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편의점 업계가 취급 상품 군을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지만, 일부 상품 군의 경우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하기 어렵다는 설명이 나온다.
국내에선 편의점을 대체할 수 있는 소매점이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소매점의 밀도 역시 높기 때문에 일부 상품들의 경우 편의점 판매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평상복을 판매하는 편의점들이 늘고 있다. ‘긴급 의류’는 보통 속옷이나, 양말, 혹은 무채색 티셔츠 정도였으나, 여러 편의점들이 최근 ‘조거팬츠’, ‘쇼츠(반바지)’ 등을 더불어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편의점의 생태계는 일본과 매우 다르다. 국내 자영업 구조는 매우 세분화돼 있어 의류 구매를 위해선 소비자들이 ‘편의점’이 아닌 근처의 ‘옷가게’로 향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특화 매장이나 여행지 등에서는 보다 다양한 상품들의 수요가 있지만, 국내 대다수의 편의점 점포에선 속옷·양말·티셔츠 등 ‘긴급 의류’만을 취급하고 있다.
한편 최근 계속해서 의류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는 ‘다이소’ 역시 국내 편의점과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경량 패딩’, ‘트레이닝 바지’, ‘플리스자켓’ 등 의류 카테고리의 범위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진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의류가 ‘속옷’, ‘잠옷’, ‘보온성 제품’일 뿐 ‘패션을 위한 의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17일 <녹색경제신문>에 “제주 등 일부 여행지나 특화 편의점에선 ‘굿즈’ 형식으로 ‘기념품’ 의류가 판매되고 있지만, 보편적으론 매장에서 판매되는 의류는 ‘긴급 의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선 의류점 옆에, 커피점 옆에, 반려동물 전문점, 그 옆에 분식점 등이 위치하는 등 소매 채널이 매우 밀집도가 높다”며 “반면 일본의 경우 편의점이 이 모든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