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합산 점유율 23.1%로 2년 연속 중국에 밀려
LFP 배터리 본격 생산, 안정적 배터리 소재 확보 등 활로 찾아내야
현대차·기아가 인도에서 출시할 전기차에 현지 기업이 생산하는 인도산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함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는 활로 개척에 좀 더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현대차·기아는 인도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인도 전용 전기차의 배터리셀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인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엑사이드’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연말부터 배터리셀을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원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현지화를 통해 가성비가 중요한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인도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곳으로 초기 배터리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을 선점해 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의 이러한 결정에 국내 배터리 3사 LG엔솔·삼성SDI·SK온은 울상인 모습이다. 계속해서 중국에 점유율이 밀리고 있는 와중에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도 밀려났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점유율은 2년 연속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합산 점유율 23.1%로 중국 CATL의 점유율 36.8%에 뒤졌다.
지난해 2위이던 LG에너지솔루션도 중국 기업인 BYD가 제쳤다. BYD는 58% 성장률을 보이며 점유율 16%를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0.5% 하락한 13.6%였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5위와 7위에 올랐다.
또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0년 34.7%에서 2023년 23.1%로 3년 연속 하락해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업계 전문가들은 3사가 본격적인 LFP 배터리 생산과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확보를 통해 활로를 찾아내야 한다고 분석한다.
국내 3사는 중국 배터리 회사에 비해 약 2년 늦게 LFP 배터리 분야에 진출했다. 전기차 배터리시장 내 LFP배터리의 비율이 약 30%나 차지하는만큼 대규모 투자 및 연구를 진행해 중국과의 격차를 줄여 양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LFP 배터리는 안전성이 장점으로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빠른 시일 내에 양산에 들어가야 중국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확보도 급선무다. 리튬이나 흑연 같은 광물 자원이 중국에 주로 매장되어 있어 소재 확보에 있어 중국은 이미 원자재 경쟁력을 보유중이다. 국내 회사들은 인도네시아나 호주 등 타 국가를 통해 원자재를 선점하여 자원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이 밀리는 이유는 복합적인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지금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3~4년이 지나면 역전할 기회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곤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