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 침체로 해외 브랜드 대부분 계획 축소
현대차·기아, 오히려 공격적으로 시장 선점 나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점차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는 예정대로 전기차 신차 출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속도 조절이 아닌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으로 보여진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예고했던 대로 전기차 신차를 출시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대형 전기 SUV 모델인 아이오닉9을 하반기까지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4분기에 아이오닉9으로 알려진 프로젝트명 ‘ME1’의 실차를 공개하고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의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하고 99.8kWh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완충 시 약 501km의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소형 전기차 SUV인 EV3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라인업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리는 기아의 전동화 전략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EV3는 생성형 AI가 처음으로 탑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가격대도 4000만원대 안팎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어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의 선택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다른 브랜드들이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짐에 따라 포드는 전기차 양산을 연기했고, GM도 생산목표를 축소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전기차 판매 목표량을 줄줄이 낮춰 수정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른 브랜드들이 계획을 축소하고 주춤하는 사이 앞서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근 몇년간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가격이나 품질과 관련한 논란과 함께 전기차 소비 시장이 잠깐 숨을 고르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고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사회가 지속될 것이기에 전기차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고 선두주자인 현대차·기아의 공격적인 선택은 추후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 밝혔다.
김한곤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