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드업계에서 현대카드가 나홀로 독주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 등으로 카드업계의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전업카드사 대부분이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대출성 상품 취급을 소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지난해 건전성을 확보한 현대카드는 올 들어 대출성 상품 취급액을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해 1~2월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1조275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1~2월 취급액(5788억원)의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 신한카드 등 타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이 4%~10%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심지어 하나카드의 올해 1~2월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0% 감소했고, 삼성카드의 경우 24%나 줄었다.

카드론 취급액에서도 현대카드가 전업카드사 가운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카드의 1~2월 카드론 취급액은 1조509억원으로 전년 동기(2022년 6263억원) 대비 67.8% 증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대출성 상품은 수익성은 좋지만 연체 위험이 작지 않다"며 "특히 고금리 장기화, 경기 회복 지연으로 상환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현대카드가 대출성 상품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이유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했기 덕분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대외환경 악화를 우려해 2022년 하반기부터 자산건전성 중심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왔다. 

이를 통해 현대카드는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실적 및 건전성 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실제로 대부분 카드사의 연체율은 1%대로 상승했지만, 현대카드만은 0%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이하 NPL)비율도 현대카드가 0.68%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평균 NPL비율은 1.07%로 집계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부터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와 대출성 상품을 지속적으로 줄여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취급에 여유가 있다"며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생금융 지원에 동참해 대출성 상품 취급이 일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