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40~80% 손실배상안, ELS에는 적용 어려울 수도
1년 간의 공익감사 결과, 징계·주의 등 조치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와 지난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는 대규모 손실과 함께 금감원을 상대로 공익감사 청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DLF와 ELS의 상품구조는 다르기 때문에 향후 처리 과정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2019년 문제가 됐던 DLF는 해외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최종 수익률이 정해지는 평가일에 금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보는 구조였다. 당시 독일국채 등의 금리가 떨어져 33% 수준인 2622억원의 손실액을 기록한 바 있다.
DLF와 ELS는 모두 고위험 파생상품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금융당국이 두 상품의 구조가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어 향후 발표할 손실배상 기준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ELS는 예·적금이 아니라 자기 책임 하에 드는 금융상품인 만큼 투자자도 책임져야 할 부분이 당연히 있다"며 "DLF나 사모펀드와 같은 사기성 상품과 같이 볼 건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LS의 경우 공모를 통해 판매해 사기성 상품으로 볼 여지가 적고,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금융상품 투자와 관련한 제도적 개선 이후 판매됐기 때문에 그 책임을 온전히 판매사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번 ELS 사태의 손실배상 기준은 금융당국의 발표가 나올 때까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DLF 사태 당시에는 피해 금액이 확정된 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를 인정해 고객 손실의 40~80%를 배상하도록 배상 비율이 정해진 바 있다. '적합성', '설명의무', '부당권유' 등 세 가지 요소에 따라 기본배상비율이 정해졌다.
한편, DLF와 ELS 사태 모두 금감원의 감독 책임을 물어 감사원에 공익감사가 청구됐다는 사실도 비슷하다.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H지수 ELS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금융당국이 상시감독을 강화하고 수시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파생상품에 대한 암행점검이 단 한 번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지난 사모펀드 사태에서도 금융위와 금감원의 잘못이 드러났다. 2월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DLF 사태 당시 금감원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가 받아들여져 1년 동안 감사가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ELS 사태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DLF 사태 관련 감사에서는 감사 결과, 징계 3건(5명), 주의 18건(17명), 통보 24건 등 총 45건이 최종 확정된 바 있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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