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신 대비 무수익여신 비율 0.04%p 상승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의 경우가 더 심각
대손충당금 확충해 미리 부실 대비 나서
대출 원리금 뿐만 아니라 이자도 내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늘려가며 부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동안 4대 은행의 총여신이 1295조7838억원에서 1334조2666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총여신 대비 무수익여신의 비율은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18%에서 0.22%로 상승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돈을 빌려준 뒤 원리금 뿐만 아니라 이자도 받지 못하는 대출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이 연체된 여신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하며,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으로 취급한다.
무수익여신은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서 더 심각했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1조53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9754억원으로 29.0% 증가했다. 같은 기간의 가계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이 7462억원에서 9234억원으로 23.7%로 늘어난 것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기업들이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 둔화와 함께 무수익여신이 급증하는 모습에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늘려 부실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대손충당금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손실을 미리 파악해서 쌓아둔 적립금을 뜻한다. 4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쌓은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약 4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늘어났다.
앞서 금융당국 역시 대손충당금 확충을 위한 제도적 정비에 나선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적립 수준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당국이 ‘특별대손준비금’ 확충을 요구할 수 있는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의결했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