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이름은 OOO입니다.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더 큰 금융그룹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명 경영자들을 사칭한 사기광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한 게시물에서는 이부진 사장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대출을 받았으며, 개인적인 부를 더 창출하기 위해 최근 금융그룹을 새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새로 설립된 금융그룹의 전문 애널리스트팀이 종목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세미나에 가입만 하면 단 일주일 만에 주가가 30% 상승하는 등 일획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터무니없는 광고를 믿는 사람이 있을까? 또한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사칭 광고가 인스타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6일 <녹색경제신문>은 최근 경영자들과 유명인을 사칭하는 신종 인스타그램 ‘사기광고’에 대해 취재를 종합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신종 사기의 대상이 된 것은 비단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뿐만이 아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방송인 유재석,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 여러 유명인들이 사칭 피해자 명단에 올랐다.

이 중 고소장을 접수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최근 ‘고소장 제출 후기’라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그는 경찰서에서 “국내에선 온라인에서 남의 이름을 사칭할 때 처벌할 수 없다”며 “방법은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진형 전 대표는 고소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들을 해당 글을 통해 낱낱이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경찰관이 그에게 전화해 보충조사를 요청했으며, 전혀 이 사안에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경찰이 페이스북이 외국회사이기 때문에 ‘협조’가 잘 되지 않으며, 가짜 광고가 돌아다닌 지 3주가 흐른 시점에도 여전하다며 호소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현행 법률상 타인을 사칭하는 것만으론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2016년에도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으로 사칭하는 사람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는 우리나라에 비해 사칭 범죄에 대해 엄격한 편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법률 개정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인터넷상에서 타인을 사칭한 사람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 달러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6일 <녹색경제신문>에 “말도 안되는 사기여서 아무도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사칭이 성행하는 것을 보면 법률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유명인인 만큼 때로는 여러 어려움을 감당하기도 해야 하지만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해당 사기 수법이 공론화된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외 주요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력 인사 명의도용 관련 자율 규제를 강화해달라’며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지난 9월부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해당 광고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