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매출 회복 기대감 ↑...주가 변동폭 커져
중국향 매출 회복 기대 이하일 듯..."多시장 전략 유지해야"
뷰티업계의 큰손 ‘유커’가 돌아온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침체됐던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지난 2017년 3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여 만에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사실상 허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의 단체여행 재개에도 뷰티업계는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입장이다. 그간 C-뷰티(Chinese Beauty, 중국 뷰티)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초고가와 초가성비 등으로 중국의 수요가 변하면서 이전만큼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1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 중국으로 부터 관광객이 대거 유입될 전망이다.
앞서 뷰티업계는 지난 2016년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품에서 풍요를 누렸던 반면, 지난 2017년엔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매출 역시 고꾸라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 문화여유부가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 대한 자국민 해외 단체관광을 사실상 허용하고, 중국 외교부도 최근 한국과 일본 외교당국 측에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 뷰티시장의 분위기도 반전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화장품 기업들의 매출 회복에 기대감이 모이며, 주가도 최근 크게 들썩이고 있다. 실제 리더스코스메틱, 한국화장품제조, 코리아나, 마녀공장, 토니모리 등은 주가가 며칠 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유커’가 이전처럼 국내 뷰티업계의 ‘큰손’이 돼 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애초에 중국 내 K-뷰티 바람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중국인 여행객들이 늘어난다고 해도 매출 회복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뷰티 브랜드들은 중국 내 수요 변화로 현지 사업에서도 고전 중”이라며 “중국인 여행객이 몰려온다고 하더라도 변화에 맞춘 새로운 돌파구가 없다면 매출로 이어지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뷰티업계보다도 ‘다이궁’의 귀환 소식에 신난 건 면세업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중국 시장에서는 소비 양분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뷰티 브랜드들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중국 중년들은 더욱 고가인 럭셔리제품(higher-end)을, MZ세대 사이에선 더욱 저렴한 가격의 자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뷰티업계 관계자는 “K-뷰티 제품은 중국 내에서 로컬 브랜드보다는 고급이지만, 일본과 유럽, 미국 수입품보다는 저렴해 중고가 시장을 차지해왔다”며 “최근 중국에서는 소비 양분화가 일어남에 따라 국내 브랜드들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러한 수요 변화에 따라 국내 대형 뷰티브랜드들은 ‘유커’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을 갖기보단 미국, 일본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으로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시장 다각화 전략에 K-뷰티 산업은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는 중이다.
실제로 해외 리서치 업체 Grand View Research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K-뷰티 시장 규모는 919억90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올해부터 오는 2030까지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은 9.3%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중국·북미·일본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동남아에서도 사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사업 지형 개편인 '글로벌 리밸런싱' 작업을 완수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북미, 중동, 유럽을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애경산업 역시 미국과 일본 사업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중국이 아무리 수요가 변했다 한들 가장 가까운 대규모 시장인데다 물자 운송 및 원가 효율 등 여러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은 변치 않는다”면서도 “다만 중국의 수요 및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실적도 크게 요동치기 때문에 시장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