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금 누수 주범으로 꼽히는 백내장 과잉진료 등에 대한 단속과 제재가 강화되면서 지난해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높은 손해율로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던 실손보험 적자 폭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일 손보사 한 관계자는 "백내장·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진료로 실손보험 손실이 지속되면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잉진료 단속은 강화하되 소비자피해나 보험금 분쟁 예방 노력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등 손해보험 권역의 민원 증가로 금융민원 접수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실손보험 보험금 산정·지급, 면·부책 결정 유형의 민원이 각각 4424건, 1347건으로 전년대비 87.9%(+2069건), 140.1%(+786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백내장 수술 이후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는 민원이 다수 접수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감워 집계 결과, 지난해 전체 금융민원은 8만7113건으로 전년 대비 3.1%(2614건) 증가했다. 이 중 분쟁민원이 3만6508건, 전년 대비 19.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역별로는 보험이 59.6%로 가장 많았으며 비은행 18.0%, 은행 12.5%, 금융투자 9.9% 순이다. 

특히 생명보험은 전년 보다 8.8% 감소한 반면 손해보험은 같은기간 3045건(9.5%)이나 늘어나 3만5157건을 기록했다. 이는 백내장 수술 이후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는 민원이 많이 접수되는 등 실손보험 보험금 산정·지급 등의 유형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지난해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백내장 과잉진료 등이 급증하면서 실손보험 적자가 심해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은 경찰청·대한안과의사회와 함께 백내장 과잉진료 및 보험금 누수방지 대책을 마련했으며, 이어 5월에는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 개정을 통해 공정한 보험금 심사기준도 제시했다. 아울러 입원치료가 불필요한 경우 통원의료비 보장한도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 등으로 과잉진료 유인도 줄어들게 됐다.

이같은 백내장 수술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진료 관리를 강화한 덕분에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1조3300억원 개선됐다. 보험손익 개선과 함께 경과손해율 역시 같은기간 11.8%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