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관치금융 논란’ 기우였나?...“핵심 실세에 내부인사 잇달아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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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관치금융 논란’ 기우였나?...“핵심 실세에 내부인사 잇달아 임명”
  • 이영택 기자
  • 승인 2023.03.29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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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대표, 전무이사 모두 내부 인사 선임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임으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기업은행.
기업은행.

기업은행이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자회사 대표와 전무이사를 모두 내부 인사로 선임했다. 이에 기업은행이 관치금융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기업은행은 관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아 업계로부터 많은 우려와 걱정을 받아왔다”며, “허나 자회사 대표와 전무이사를 모두 내부 인사로 임명하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기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다만 신임 사외이사로 이근경 전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임명되면서 관치금융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행장 임명에 있어 공모나 임원추천위원회 등 별도의 기관없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은 늘 관치금융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지난해에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됐다는 하마평이 나왔다. 당시 업계는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지난해 6월에 공직에서 물러난 것을 예로 들며 곧바로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 위원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장으로 갈 수 없다”며, “허나 기업은행은 기타 공공기관에 속하기 때문에 공직자윤리법에 예외가 된다. 이로 인해 편법적으로 ‘법꾸라지 낙하산’이 기업은행장에 내려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김성태 은행장.
기업은행 김성태 행장.

허나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내부 출신의 김성태 전무가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됐다. 금융업계 내 관치금융과 모피아 인사 비판이 불거지면서 내부 출신 인사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김성태 행장은 내부 사정에 능통하고 탄탄한 네트워크와 적극적인 소통이 장점인 인물이다. 이를 토대로 불확실한 국내외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조직을 꾸려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지난 1월 기업은행은 김성태 행장의 취임과 동시에 정기인사를 시행했다. 신임 부행장, 본부장 등을 내부 출신으로 채웠다. ‘튼튼한 은행’, ‘반듯한 금융’을 지향하는 김성태 행장의 의지를 반영해 IT개발본부, 금융사기예방팀 등을 신설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1년 넘게 공석이었던 자회사 대표를 내부 출신으로 채웠다.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IBK시스템, IBK연금보험 등의 대표를 내부 인사로 임명한 것이다.

이후 기업은행은 기존 이사진을 개편했다. 행내 2인자로 불리는 전무이사를 김형일 경영지원그룹장으로 내정했다. 김세직 교수와 신충식 고문을 대신해 이근경 전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전현배 서강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윤종원 전 행장이 약속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아 노조의 반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진이 친 윤석열 대통령 인물이라는 점도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은행 노조는 신규 사외이사진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기업행장 제청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며, “후보를 제청하기 전에 금융위와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지만 형식적인 협의 과정이 없었다. 이는 정부가 기업은행 사외이사진에 낙하산을 꽂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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