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 허점 여전
금융당국, 공정 영업행위 엄정 대응 예고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에서 수억 원대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시중은행, 저축은행에 이어 국책은행에서도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장에서는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 손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횡령 사고로 은행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면서 "선진 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기업은행 영업점에서 직원이 고객 돈 수억 원을 횡령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파악되는 금액은 1억9000만원이다.
해당 직원은 국내 업체가 보내는 납품 대금 등을 중간에서 취소해 본인 계좌로 보내는 방식으로 돈을 챙겼다.
이에 돈을 받지 못한 해외 업체가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기업은행이 직원이 개입된 이상 거래를 발견해 인근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뒤 현재 해당 직원과 횡령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검사 중에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횡령 사고 등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특별 대책팀을 편성했다. 또 당시 횡령근절 협의회 설치, 공익제보자 보호 등 ‘횡령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규정’ 시행도 추진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업은행에서 약 10건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시중은행, 저축은행에 이어 국책은행에서도 횡령 사고가 발생하자 금융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이 매년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지만 횡령·배임을 비롯한 금융사고가 지속 증가하고 그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횡령·배임에 대한 환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환수율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언급되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 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금융당국도 공정 영업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김영주 금융감독원 은행 부문 부원장보는 금일 열린 업무설명회에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부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불건전행위에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