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글로벌 연기금, 국내 대기업 10곳에 기후대응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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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글로벌 연기금, 국내 대기업 10곳에 기후대응 촉구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2.23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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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지, 국내 대기업 10곳에
기후대응 촉구 주주서한 보내
HDC현산에는 별도 주주제안
[출처=Unsplash]

다음달 국내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유럽 최대 연기금에서 국내 대기업 10곳에 기후대응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내며 주목 받는다. 특히 해당 연기금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별도의 주주제안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경영참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별기업이 아닌 국내기업 전반에 이렇게 포괄적인 주주제안을 보낸 경우는 처음"이라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국내기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국내 대기업 10곳 기후대응 촉구…"한국기업 역할 중요"


[출처=APG]

네덜란드 최대 연기금 운용사 에이피지(APG)는 17일 국내 대기업 10곳에 탄소배출 감축 및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대상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주로 반도체·철강 대기업이다.

평소 ESG 책임투자 활동으로 잘 알려진 에이피지는 지난해 기후대응에 부진하다는 이유로 한국전력공사 주식을 전량 매각하며 국내에서 주목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기준 에이피지의 운용자산총액은 우리돈으로 약 850조원에 이른다.

이번 서한에서 에이피지는 각 기업별로 기후대응 목표를 평가한 후 해당 목표가 얼마나 미래 지향적인지, 장기투자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쳤는지 등을 문의했으며 오는 정기주총에서 구체적인 기후대응 목표를 발표할 것을 각 기업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지(APG) 박유경 아태지역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기후변화는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라며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고려할 때) 한국기업들이 저탄소 비즈니스로 변환하는 일은 기후위기 완화에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이피지, HDC현산에 별도 주주제안 보내…"진중한 검토요청"


지난 23일 오후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진행 중인 이용섭 광주시장(중앙). [출처=이용섭 광주시장 페이스북]
지난 23일 오후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진행 중인 이용섭 광주시장(사진 중앙). [출처=이용섭 광주시장]

이와 별개로 에이피지는 최근 광주아파트 붕괴사고로 논란을 빚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별도의 주주제안을 보내기도 했다.

HDC현산은 지난달 발생한 재해로 1월 대비 주가가 반토막나며 국민연금(약 800억원 추정)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야기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 에이피지는 HDC현산에 이사회 내에 보건, 안전 및 품질관리 감독 책임을 부담하는 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문 사외이사를 두도록 제언했다. 또 재해가 발생할 경우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책임을 지는 정관을 두도록 제안했다.

이러한 주주제안은 경제개혁연대가 위임을 받아 8일 회사측에 제출했다.

다만 이 제안이 통과되기 위해서 지주사인 HDC(41.5% 지분보유)의 찬성이 불가피한데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HDC는 두 번의 사고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경제계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총 이후 안건 처리결과 등에 관해 에이피지와 국내 유관단체들이 별도의 토론회를 가질 계획에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밝혔다.


기업가치 반토막에 뿔난 개인 투자자들…주주행동 불씨 지피나


HDC현대산업개발 행동단 모집 포스터. [출처=참여연대]

최근에는 기관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행동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15일 참여연대 등 6개 유관 단체는 'HDC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 바로세우기 주주활동'을 선포하고 이사 연임반대 등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측은 "(기관도 중요하지만) 전체 주주 수의 99.97%에 달하는 소액주주들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주주로서 회사의 문제사항을 감시하여 지배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그간 주총에서 소액주주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등 목소리가 낮았다"며 "그러나 최근 개인투자자가 1000만명에 이르는 등 늘어나며 단순한 관심을 넘어 경영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활동을 기획하게 됐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사고 직후 정몽규 회장은 책임을 진다고 물러났지만 HDC 보유지분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잘못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활동"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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