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현지 맞춤 '웹툰 생태계' 확장 전략
카카오, 컨텐츠 확보로 수익 창출에 중점
웹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네이버와 다음(이하 카카오) 양대 포털이 같으면서도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웹툰은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 다시 화제에 오르는 경향이 있어 흥행을 확장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양사가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웹툰 플랫폼으로서 양사는 모두 '지식재산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일 카카오가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 검토 소식이 알려진데 이어 NHN은 최근 콘텐츠 제작업체 스튜디오 우기에 3억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한 것이다. 이밖에도 네이버의 경우 지난 1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 등 투자·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컨텐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지식재산권' 확보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 양사의 공통된 전략이다.
9일 네이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글로벌 100여개국에서 10개 언어로 서비스하며 웹툰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독일 서비스도 시작했다"며 "유료 콘텐츠, 광고, IP 비즈니스 등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수익화는 물론 다양한 팬층 공략에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구조의 플랫폼이지만 두 회사의 전략은 차이가 극명하다.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웹툰 서비스는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3년 앞선 2002년에 처음 시작했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2년 앞선 2014년에 진출했다. 이로 인해 네이버는 이용자수가 세계 1위로 가장 많은 반면 카카오는 매출액이 네이버보다 높은 등 서로 다른 강점을 보유하게 됐다.
네이버, 현지 맞춤 공략으로 '웹툰 생태계' 확장
네이버는 현지 작가 발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언어로 웹툰을 제공할 계획이다. 2014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용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네이버는 국내와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웹툰의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충분히 쌓을 수 있었다.
유안타증권의 이창영 연구원과 박성호 연구원은 “아마추어 창작공간 캔버스의 구축 등 당장의 수익보단 글로벌 웹툰 생태계 조성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시장이 쪼개져 있는 유럽에 '검증된' 웹툰을 번역해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웹툰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를 토대로 네이버는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종합 미디어 기업인 엠텍에 1600억원을 투자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웹툰 기반 콘텐츠와 클라우드 분야 협력 등이 물망에 올랐다.
8일 이정안 네이버 책임리더는 "커머스·콘텐츠·클라우드 등 네이버가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주요 사업들을 중심으로 동남아 파트너들과 함께 접점을 찾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컨텐츠 확보로 수익 창출에 중점
카카오는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매출액 1위는 카카오가 2019년 1028억원으로 네이버웹툰보다 400억원 가량 높다.
대원미디어, 학산문화사, 디앤씨미디어 등 국내 대표 만화 기업들에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미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에 공급된 카카오 작품 50여개는 작품 수 기준으론 0.1%에 불과하지만 매출 비중은 50%에 이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카카오가 확보한 아이피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지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며 “현지 정서에 맞게 완성도 높은 각색을 위해 번역 인력도 확충했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