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 차별화 전략은 '모듈형 설계'와 '합리적 가격'
2분기에도 호조 이어질 것···반도체 회복·가전 판매 성장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라인을 강화하면서 1분기 소비자 가전(CE) 부문 영업이익 1조8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30%가 넘는 성장률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가전부분에서의 이러한 실적을 이끈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 '비스포크'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8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비스포크 라인은 처음 냉장고 라인에서 실적이 좋았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실적이 높은 편"이라며 "대중적인 제품에 가치를 높인 것이 소비자들의 잠재 니즈를 충족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비스포크의 차별화된 강점은?...간편한 모듈형 설계로 디자인 혁신 이뤄
삼성전자 비스포크의 가장 큰 차별점은 '모듈형 설계'다. 패널 교체만으로도 소비자가 원하는 스펙의 제품을 비스포크 라인으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이를 통해 소비자는 대중적이면서도 프리미엄 스타일의 가전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노수혁 삼성전자 상무는 "비스포크는 제품의 특성은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니즈에 맞추는 쪽에 집중해 개발했다"며 "수요에 대한 예측과 주문생산을 병행하며 축적된 '고객의 니즈'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듈을 체계적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수많은 모델을 파생 생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별도의 공사 없이 제품을 필요에 따라 조합하면서 빌트인 효과를 낼 수 있다.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여러 대를 붙여 설치해도 일체감을 주는 모듈러 디자인으로 국내외에서 디자인권을 68건 확보했다.
공기청정기, 에어드레서,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군에서도 인테리어 변경 시 제품을 새로 살 필요 없이 전면 패널을 교체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MZ세대 니즈에 적중
'합리적인 가격' 또한 삼성전자의 매출을 높일 수 있었던 경쟁력으로 꼽힌다.
비스포크의 핵심 타겟은 MZ세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의 맞춤형 모듈 방식과 프리미엄 디자인, 그리고 대중적인 가격이 디자인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잠재 니즈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대중적인 라인의 TV를 70인치 초대형으로 출시하는 등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면서 삼성전자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한 수치다.여기에 반도체 사업까지 회복되면 성장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당장의 구매력은 낮을지 몰라도 결국 이들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이들 위주로 신제품 방향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한국 가전업체가 전세계를 선도하는 것도 시대의 흐름을 읽고 끊임없이 변화해왔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