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우리는 ‘시신이 없다, 모른다’고 계속 말할 겁니다. 망자를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계속 그럴겁니다”
한국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 시신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유족들이 고인의 염습 위치를 확인할 수 없게 되거나, 제3자가 유품을 침탈하는 등의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1일 “지난 5일 돼지 축사에서 사망한 60대 태국인 노동자 시신을 모셔간 장례업체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글을 게시했다. 위원회는 “시신을 첫 인수한 문화원에서 확인한 업체명으로 연락해봐도 태국 노동자의 시신이 오지 않았다”며 "장례식장에 아무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기에 시신을 깨끗이 씻기어 존엄하게 입관을 하지않고 검시 상태 그대로, 사고 당시 그대로일수밖에 없다" 말했다.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해당 시신은 이미 외국인 노동자 전문 장례 업체에 맡겨져 화장된 상태였다.
하지만 업체는 오히려 "망자와 유가족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주노동자 사망 시 유해 관리할 정부 담당부처 없어···유산·보험금 탈취 시도도 이어져
사망한 태국인 노동자의 유해를 담당한 업체 관계자는 “돌아가신 외국인 분들에 대한 전화가 오면 (나쁜 의도로 생각하고) 전화를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고인이 지니고 있던 유품이나 한국에서 받은 월급 등 돈을 뜯어먹기 위해, 혹은 보험금을 떼먹기 위해서도 있고, 시신을 가져가려 하는 사례로 오는 전화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시신이 없다, 모른다고 답한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그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장례 절차에 법무부 등 정부가 연결되는 사망 건은 사고 건 등으로 얼마 되지 않고, 외국인 입국 건수는 늘어나기 때문에 약 95%정도는 유가족분들이 고인을 보지 못하시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사망 이주민 노동자의 유족들이 시신을 보지 못한 채 화장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불법 체류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합법적으로 정당히 이주한 이주민 노동자분들에게도 똑같은 문제가 일어난다”며 “지난 2020년 한파 속에서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다 돌아가신 캄보디아 이주민 노동자 속 헹 씨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상황을 막고 제대로 빈소를 차리려면 이주민 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시신을 바로 모시고 가면 방역, 방부, 위생 비용이 천만 원이 넘어 사용자측도 어려워한다"며 "반면 이를 제도적으로 통괄하는 노동부, 지자체 지원 법률이 거의 없다. 고인을 배웅하는 최소한의 예우를 지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는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부검 끝나자마자 급히 화장하고 제대로된 사인 규명도 없이 사건을 덮어버리는 관행을 이제라도 깨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사망 이주노동자 유족 예우사업의 일환으로 유족 입국 지원부터 산재보상 안내, 추모와 장례, 본국 운구와 귀국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으로 운구된 사망자는 지난 3월 지원책이 시작된 이후 3명에 불과하다.
김지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