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67곳이 전산망 하나에 묶여 있다…중앙회도 공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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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67곳이 전산망 하나에 묶여 있다…중앙회도 공격받았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10.07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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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개 중 67곳이 중앙회 통합전산 사용…자체 전산 운영은 대형사 12곳뿐
전수점검선 추가 피해 없어…뚫린 곳은 본체 아닌 '외부 접점'이었다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중앙회.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저축은행중앙회 전산망이 해킹 공격을 받았다. 막아내 정보 유출은 없었지만, 이 전산망에 전체 저축은행의 85%가 매달려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한곳에 모이는 구조가 드러났다.

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에 외부 침투 시도가 발생했다. 해외 클라우드 서버에서 주소를 계속 바꿔가며 기계적으로 반복 접속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격으로 추정된다. 중앙회는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고 외부 주소를 차단했다. 고객 정보가 빠져나가지는 않았다.

문제는 이 전산망에 걸려 있는 범위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67곳이 중앙회 통합전산망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비중으로는 84.8%다. 자체 전산망을 돌리는 곳은 대형사 12곳뿐이다. 중앙회 전산망이 저축은행 상당수의 서비스를 떠받치고 있는 만큼, 이 지점이 뚫릴 경우 파급 범위가 개별 금융사 사고와는 다르다.

중소형 저축은행이 통합전산을 쓰는 것은 자체 구축과 유지에 드는 비용 때문이다. 중앙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면 개별 저축은행의 부담이 줄어든다. 효율을 얻는 대신 위험이 한곳에 모이는 구조다.

중앙회도 시스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1700억원 규모 차세대 전산시스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SK AX를 선정했다. 2018년 도입한 IFIS를 약 10년 만에 바꾸는 작업이다. 당시 공개된 사업 내용은 모바일 뱅킹 플랫폼 고도화와 코어뱅킹 체질 개선, 정보계 데이터포털 구축이 중심이었다. 개별 저축은행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확보하고 신기술 도입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가동 시점이 2028년이다. 중앙회는 인공지능 해킹에 대비해 보안을 강화한 차세대 시스템을 2028년 도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으로 2년 안팎은 지금 체계로 버텨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해킹은 금융권 전반으로 번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금융사는 7곳이다. 신한은행에서 2만5729명, 예가람저축은행에서 약 4만300명, KB국민은행 119명, 하나은행 89명, 현대캐피탈 146명, BNK부산은행 11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고객 정보 최대 2200건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은 약 6만6000명, 법인은 2200건 규모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침입 시도만 확인됐다.

주목할 대목은 저축은행 한 곳의 피해가 5대 은행보다 컸다는 점이다. 예가람저축은행 약 4만300명은 신한은행 2만5729명을 웃돈다. 다만 유출 경로는 통합전산망이 아니었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중앙회 IFIS를 이용하지만 이번 유출은 별도로 운영하던 자체 서비스 사이트에서 발생했다. 자체 전산망을 쓰는 웰컴저축은행도 외부 시스템을 통해 법인 고객 정보가 빠져나갔다. 통합이든 자체든 본체가 아니라 바깥과 맞닿은 지점이 뚫린 셈이다.

금융당국 요청으로 79개 저축은행이 전산시스템과 외부 접속 서비스를 자체 점검했고, 중앙회는 금융보안원과 당국의 검증을 받았다. 6일까지 웰컴·예가람 외에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투자 여력은 은행권과 차이가 크다. 신한저축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11억5126만원으로 정보기술 투자액의 9.8%였다. 웰컴저축은행은 37억5182만원, 15.8%다. 전담 인력은 신한저축은행 6.1명, 웰컴저축은행 7.8명 수준이다. 시중은행이 수백억원을 쓰고 100명 안팎의 인력을 두는 것과 비교된다. 저축은행 거래자는 6월 말 기준 예금 647만3529명, 대출 369만5741명으로 모두 1016만9270명에 이른다.

다만 투자 규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대목도 있다. 이번에 법인 고객 정보가 유출된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 가운데 정보보호 투자액이 많은 편이고 자체 전산망을 운영하는 곳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휴일에 긴급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금융보안원장을 비롯해 각 업권 협회장과 시중은행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관계자가 참석했다. 금융위원장은 외부에 노출된 정보기술 자산과 서비스를 빠짐없이 파악해 취약점과 접근통제를 확인하고, 업무상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라고 주문했다. 이미 공유된 공격 주소와 수법이 탐지·차단 체계에 반영됐는지 점검하고, 유출 정보의 범위를 신속히 파악해 2차 피해에 대비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놨다.

은행권은 6일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들이 모여 보안 점검 현황과 외부 접점 관리 실태를 공유했다. 오는 8일에는 금융위원장이 출석하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2금융권의 전산 구조와 보안 투자 문제가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합전산을 이용한다고 해서 개별 저축은행의 모든 정보와 시스템이 하나의 경로로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사례에서도 실제 정보 유출은 통합전산망이 아닌 외부에 노출된 별도 시스템에서 발생한 만큼 외부 접점에 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앙회 전산망을 이용하는 저축은행이 많은 만큼 하나의 시스템에서 장애나 보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점은 분명한 만큼, 차세대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보안 체계와 접근통제를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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