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기반 포함 전체 시장선 전자금융업자 17.5% 성장…카드사 열세 여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카드사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잃기만 하던 몫을 처음으로 되찾았다. 다만 승부가 벌어지는 무대 자체가 카드 바깥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 반등의 의미는 제한적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026년 상반기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서 카드로 이뤄지는 간편결제 가운데 카드사가 제공한 서비스 비중은 28.0%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7%에서 0.3%포인트 올랐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 몫은 72.3%에서 72.0%로 낮아졌다.
폭은 작지만 방향이 뒤집혔다는 점이 핵심이다. 핀테크 비중은 2023년 67.7%, 2024년 70.3%, 2025년 72.5%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높아졌다. 상반기끼리 비교해도 2024년 69.0%, 2025년 72.3%로 같은 방향이었다. 카드사 몫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것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최근 수년 사이 처음이다.
카드 결제 자체도 호조였다. 전체 지급카드 이용 규모는 일평균 3조7770억원으로 7.6%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율 3.7%의 두 배를 웃돈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는 3조100억원으로 처음 3조원을 넘어섰다.
비중이 왜 돌아섰는지는 통계만으로 가려지지 않는다. 다만 카드사들이 몇 년째 자체 결제 플랫폼에 자원을 쏟아온 것은 분명하다. 신한카드의 신한SOL페이는 올해 1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 990만명으로 8.2% 늘었고, KB국민카드의 KB Pay는 910만명으로 9.6% 증가했다. 두 앱 모두 1000만명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카드사들은 결제 기능 위에 콘텐츠와 대출 조회 같은 금융서비스를 얹어 앱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해 왔다.
문제는 이 성과가 '카드 결제'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유효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앞서 이달 18일 내놓은 '2026년 상반기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계좌 기반 결제까지 포함한 전체 간편결제 이용액은 일평균 1조2264억원으로 16.8% 늘었다. 이 가운데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한 서비스는 17.5% 증가해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 이용 건수 증가율도 13.0%였다. 카드를 거치지 않는 계좌 기반 결제까지 시야를 넓히면, 핀테크는 여전히 시장보다 빠르게 크고 있다는 뜻이다.
카드사가 카드 결제 영역에서 몫을 지켜내는 동안, 결제의 중심축은 카드망 바깥으로 이동해 온 셈이다.
변수도 남아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휴대폰 제조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분류돼 핀테크 쪽에 잡힌다. 애플페이는 2023년 3월 도입한 현대카드가 3년 넘게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도입을 검토해 왔지만 시기와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다. 애플페이는 결제액의 약 0.15%를 카드사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도입이 늘수록 비용도 불어난다. 삼성페이는 건당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카드사가 인증 비용을 지고 있고, 수수료 체계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져 왔다.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추가로 도입하면 통계상 핀테크 비중은 다시 올라간다. 이번 반등이 일시적 흔들림인지, 플랫폼 전략의 결실인지는 하반기 수치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결제 영역에서 자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고 있지만, 결제시장의 경쟁 범위는 이미 계좌 기반 결제와 각종 플랫폼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단순히 결제 점유율을 지키는 것을 넘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