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준을 처음 통과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덕산넵코어스가 상장 첫날 장중 공모가의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흥행에 이어 상장 초기 매수세까지 몰리면서 새 중복상장 기준의 첫 시험대가 된 덕산넵코어스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덕산넵코어스는 이날 공모가 1만4600원보다 85% 이상 높은 2만71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 2만8700원까지 치솟았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96.58%에 달한다. 오전 9시6분에도 2만8450원으로 공모가보다 94.86%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다만 장 초반 급등 이후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은 빠르게 줄었다. 오전 10시3분 기준 2만3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57.53%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덕산넵코어스의 상장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마련한 중복상장 규제를 통과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은 중복상장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주주보호 절차를 충실히 거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주주와의 소통 또는 동의, 이사회 결의, 공시 등 절차를 요구했다.
덕산넵코어스는 코스닥 상장사 덕산하이메탈의 자회사다. 특히 기존 상장사의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만든 자회사가 아니라 인수를 통해 계열사로 편입됐고, 모회사와 사업·경영 측면에서 독립성을 갖췄다는 점이 심사 과정에서 고려됐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 5월 자회사 상장에 대한 주주 영향평가를 거친 뒤 임시주주총회에서 덕산넵코어스 상장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체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찬성률은 72.8%, 실제 의결권 행사 주식 기준으로는 92.7%에 달했다.
모회사 주주를 위한 별도의 환원책도 마련했다. 덕산하이메탈은 덕산넵코어스 상장 후 1년간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 6개월 이내 덕산넵코어스 주식 15만주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하기로 했다.
2027년부터 5년간 전년도 별도 영업이익의 10%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현금배당 방안도 제시했다.
공모 과정에서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2269개 기관이 참여해 868.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신청 물량의 97.13%가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 범위 1만2400~1만4600원의 최상단인 1만4600원으로 확정됐다. 총 공모금액은 438억원,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756억원이다.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경쟁률 332.82대 1을 기록했으며 청약증거금은 1조8221억원이 몰렸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늘면서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도 당초 40% 수준에서 약 33%까지 낮아졌다.
덕산넵코어스는 위성항법과 항재밍, 관성항법, 통합항법 등 특수목적용 항법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산·우주항공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85억원, 영업이익은 약 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대, 100% 이상 증가했다.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생산시설 확충과 연구개발, 위성항법 인프라 구축, 민군 융합형 제품 확대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덕산넵코어스의 상장 이후 흐름이 향후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도 하나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한 이후 처음으로 주주동의와 보호방안을 거쳐 실제 증시에 입성한 사례인 만큼, 상장 자체의 흥행뿐 아니라 향후 모회사와 자회사 주주가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중복상장 제도의 실효성을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덕산넵코어스는 강화된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통과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컸다”며 “다만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은 제한된 유통물량과 공모주 수급 영향도 큰 만큼, 향후에는 실적 성장성과 함께 모회사 주주보호 방안이 실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