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갈등에 집행부 내홍까지…내년 임단협 변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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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갈등에 집행부 내홍까지…내년 임단협 변수 커진다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9.2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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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DS 중심 재편…내년 분리교섭 추진
비위 의혹·선거 논란 겹치며 노조 신뢰도 흔들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형국이다. 성과급 격차를 두고 DS와 DX 부문 간 갈등이 조직 분리로 번진 데 이어 집행부를 둘러싼 의혹과 선거 절차 논란까지 겹치면서 노조 본연의 역할보다 내부 주도권 다툼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DS부문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면서 내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는 노조별 요구가 더욱 세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분리교섭까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경영진이 여러 노조와 각기 다른 요구를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노사관계의 불확실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최근 조합원 투표를 통해 DS부문 소속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약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선거인 5만1350명 가운데 2만8680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2만7618명이 찬성해 찬성률 96.3%로 가결됐다. 기존 DS와 DX부문을 함께 아우르던 조직에서 사실상 반도체 중심 노조로 전환한 것이다.

배경에는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불거진 DS와 DX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있다. DS부문은 반도체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에 따라 성과급 재원이 크게 늘어난 반면, DX부문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을 받으면서 양측 조합원 사이의 불만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DX부문을 중심으로 한 동행노조가 전사 재원을 활용한 성과급 분배를 요구하며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하는 등 노조 간 입장 차이도 확대됐다.

초기업노조는 결국 내년 교섭에서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고 DS부문 중심으로 독자적인 교섭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초 초기업노조는 DS와 DX부문의 특성을 반영한 투트랙 교섭 체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에는 가입 대상 자체를 DS부문 소속으로 제한한 것이다.

다만 노조 조직을 분리한다고 해서 곧바로 임금교섭까지 자동으로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교섭 단위 분리를 위해서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필요한 만큼 실제로 내년 임단협이 DS와 DX부문별로 별도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근로조건이나 인사·고용 형태, 기존 교섭 관행 등의 차이가 주요 판단 요소로 거론된다.

분리교섭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 경영진의 협상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과 성과급 수준을 근거로 DS부문은 보다 높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반면, DX부문에서는 DS부문과의 보상 격차 축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쪽과의 협상 결과가 곧 다른 쪽의 추가 요구로 이어지는 구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노조 내부 갈등이 성과급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집행부와 선거를 둘러싼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초기업노조 총회에서는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 등 DX부문 소속 간부 2명에 대한 불신임안도 각각 95%를 넘는 찬성으로 가결됐다. 두 사람은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을 제기해 온 인사들이다.

이들이 제기한 최 위원장에 대한 논란도 집행부 간 갈등의 주요 쟁점이다. 현재 최 위원장의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가 노조 물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과 노조 법인카드 사용으로 발생한 포인트·마일리지 등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최 위원장 측은 거래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한 사실이 없으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업체를 선정했다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다.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에서도 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선거 규정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했다. 일부 대의원들이 고용노동부에 시정명령을 요청한 가운데 동행노조가 관련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면서 내부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노조 내부의 잡음이 심화되면서 노조 본연의 역할보다 조직의 주도권과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더 부각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S와 DX부문의 사업 환경과 실적에 차이가 있는 만큼 보상 요구가 달라질 수는 있다"며 "다만 조직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나치게 부각되면 조합원의 권익 개선이라는 노조 본연의 목적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경쟁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 내부 분열이 장기화하면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조가 부문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회사와 합리적인 교섭을 이끌어내기보다 내부 갈등을 반복할 경우, 조합원과 사회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과 처우에 차이가 있더라도 이를 조율하고 공통된 요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노조의 역할"이라며 "회사가 대외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에 노조까지 내부 갈등에 발목이 잡히면 노사 모두에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이런 상황이 이어질수록 노조가 조합원들의 신뢰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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