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는 지금] '속도조절론'에도 반등한 삼전닉스…메모리 고점 논쟁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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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는 지금] '속도조절론'에도 반등한 삼전닉스…메모리 고점 논쟁은 여전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9.16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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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반등하며 전날 낙폭 만회
AI 투자 전망 엇갈려…메모리 수요 둔화 여부 주목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6일 나란히 상승 마감하며 전날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AI 투자 속도조절론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두 종목을 둘러싼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1%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4.08% 상승하며 삼성전자보다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전날만 해도 두 종목은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과 미국 금리 상승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0.20%, SK하이닉스는 0.41% 하락 마감했고, SK하이닉스 ADR은 7% 넘게 급락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투자심리가 반전됐다. 전날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미국 반도체주가 일부 안정을 찾으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매수세가 들어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상승폭이 삼성전자보다 크게 나타난 것은 AI 메모리 수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최근 제기된 AI 속도조절론이 곧바로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시각이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최근 AI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AI 인프라 투자 흐름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은 "AI 모델의 출시 일정이나 개발 속도가 늦어지는 현상을 AI 인프라 투자 자체의 둔화로 연결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주요 고객사들의 HBM과 고성능 D램 주문에서 아직 뚜렷한 감소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도 상당한 규모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KB증권은 2027년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조300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재고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요 고객사들의 메모리 확보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AI 모델 개발 속도에 대한 우려만으로 메모리 업황의 방향이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최종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여전하다.

BNK투자증권은 전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낮췄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148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도 '보유'로 하향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비용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정보기술(IT) 제품에 이어 서버에서도 수요탄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PC와 스마트폰뿐 아니라 서버 시장에서도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중저가 OEM들이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고 고가 OEM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오히려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폐쇄형 LLM의 경쟁 심화와 가격 인하로 토큰 단위당 지불가격이 낮아졌고, 주요 빅테크들이 AI 모델의 성능 경쟁뿐 아니라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BNK투자증권의 판단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 차이도 이 같은 시각차를 보여준다. BNK투자증권이 27만원을 제시한 가운데 다른 증권사에서는 HBM4와 파운드리 사업 개선 등을 근거로 훨씬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제 최종 제품 수요를 얼마나 압박할지는 아직 확인해야 할 변수다.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AI 모델 개발 속도 자체보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제 투자 규모와 HBM·D램 주문, 메모리 가격의 지속 여부에 따라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AI 투자 흐름과 메모리 가격 추이를 함께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 개발 속도와 인프라 투자는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HBM과 고성능 메모리 주문이 유지되는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수요를 얼마나 압박하는지가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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